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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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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ul 30. 2020

너에게 1

14개중에 너는 누굴까? 그래 그 중 6개가 가장 좋다고 했으니 6개중 하나가 너이길 바란다. 사실 너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에게 올지 안올지 몰랐고 지금도 모르겠어. 나는 아직도 너가 내 뱃속에서 자란다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니 너가 과연 내 뱃속까지 잘 와서 자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냥 그런 상상조차 지금 나에게 괴난 부담감과 희망고문이 될까바 그런 상상도 안하고 있는지 몰라. 그런데 산책을 하다가도 이쁜 아기들을 보면 너는 나를 닮을까 남편을 닮을까 궁금하기는 해... 그런 궁금증마저 빨리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


야 정말 웃기지 않냐 다들 결혼하고 너같은 친구들을 만드는 것이 그냥 쉽다던데 왜 나만 어렵니 너가 정말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려는지 더 건강하게 오려고 이런 방법으로 오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있잖아 너가 오든 안오든 괜찮다고 생각하려고해 너가 안온다해도 우리 남편이랑 강아지들이랑 살아도 되고 너무 너한테 메여 살지 않아도 되고 - 그렇다고 너를 안 기다린다는 건 아니야 그 만큼 너를 기다리기 때문에 그 시간마저 지금 나에게는 부담과 고통의 시간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거 일 수도 있어. 난 그 누구보다 너가 보고싶으닌깐..

그래도 14개중에 하나는 너라는 사실에, 지금 이 땅에 나랑 같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그것만으로 가끔 설레여. 언제 내 뱃속에 넣을 수 있을지는 몰라. 아직 내 배가 준비가 되지 않았데 그래도 내가 너한테 지금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닌깐 나는 운동이라도 부지런히 하고 몸에 좋은거 먹으려고 하고 있어. 요즘은 코로나라고 바이러스가 있어서 엄청 힘든 시간이야. 차라리 너가 이런 시기에 내 뱃속에 안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나는 너를 만나는건 포기 하지 않을꺼야. 그런데 너무 무리해서 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그러진 않게.. 그럼 나도 너무 힘들어 지닌깐 널 기다리는 시간도 내가 행복해야 너를 만났을때도 더 행복하잖아.


내가 준비되어졌을때 너가 짠하게 이쁘게 나에게로 온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9월말까지 치료를 받아야데 그 이후에 더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어 너를 만나기까지 1년 2년 더 걸릴 수도 있지만 나는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면 젊으닌깐 더 기다릴 수 있고 이 시간을 너네 아빠될 사람이랑 더 좋은 추억 만들면 있을께. 암 초기라고 하는데 내가 지금 치료 잘 하고 있으닌깐 너가 뱃속에 들어갔을때 그냥 딱 달라붙어 있을려고 용을 쓰면 되 알았지? 너 하기에 달린거야. 그러닌깐 너가 아주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와서 그냥 딱 달라붙어 있어야데. 그래야 너가 보고 싶은 나도 보고 아빠될 사람도 보고 진저도 보고 그러지. 그러닌깐 마음을 단단히 먹어. 쉬운게 아니야. 원래 인생이 쉬운게 아니닌깐 그냥 너는 좀 더 일찍 시작한다고 생각해 그러닌깐 딱 달라붙으려고 아주 용을 써야데. 알았지? 


너가 이 세상에 오면 나랑 아빠될 사람이랑 너 많이 사랑해줄께. 아직 내 전부가 될지 너가 내 인생에 어떠한 존재가 될지 상상이 안된다. 하지만 너를 기다리는 마음을 어딘가에는 풀어야 내 마음이 좀 나아질꺼 같아서 누군가에게는 이 얘기 정말 못하거든... 이게 참 누구한테 말하기 힘든거다. 거기에다가 내가 여기 멀리 있어서 울엄마랑도 멀리 있잖아. 그래서 어디가서 힘들어도 징징데기가 쉽지가 않아. 그래서 이렇게라도 쓰는거야. 


남들 다 있는 거라고 나도 너가 있음 좋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직은 괜찮아.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사실 내가 뭐든 한방에 된 적이 없었거든. 대학도 한번에 못 갔고 결혼도 이민준비하느라 힘들었고 비자도 엄청 힘들었어. 해외 회사도 한방에 못갔고 그런데 다 잘 됐어 정말 다 잘 됐어 


너도 냉장고에서 13개들이랑 잘 지내다가 1번으로 선택되어서 잴 먼저 보자. 그때까지 추워도 잘 버티고 있엉. 너가 잴 튼튼해야 1등으로 선택되지. 나도 튼튼하게 잘 내 몸 만들어보께. 우리 둘다 이 추운 겨울 잘 견뎌보자. 그리고 봄이 되든 내년 봄이 되든 따뜻할때 보든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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