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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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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Oct 26. 2020

너에게 2

너를 만날 수 있는 점접은 어디쯤일까. 너를 만나러 앞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병원만 다녀오면 다시 새로고침이 되어 원점이 되는 기분이야. 오늘은 나의 혹이 좀 줄어들어 너를 만날 수 있는 날이 가까워졌겠다 생각했는데 또 수술이래. 내 몸에 너무 많은 약을 넣고 힘들게 하는거 같아서 나는 그래서 오늘은 마음이 안 좋다.


나는 있잖아 내 몸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의사에게 정확하게 물어보지도 못한다. 영어로 일은 잘해도 의사가 하는 말은 병원만 가면 못알아 듣겠어...그냥 시키는데로 하는데 내 몸에게 미안하고 뭔가 답이 있을꺼라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정확하게 내 몸인데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제대로 질문하지 못해서 그게 병원만 다녀오면 너무 힘들어. 그래도 남편이 옆에서 내가 물어보고 싶은거 다 물어봐주는데.. 그래도 뭔가 내가 정확하게 알고 제대로 물어봤다면.. 아니다 내가 암이 있었는지 혹이 있었는지 까보지 않았음 몰랐겠지. 


너를 만날 수 있는 점접에 내가 가까워 지고 있는 걸까. 형님이 준 아기용품들이 집 구석구석 사방에 널려있어. 너가 커서 앉아 있을 수 있는 어린이용 책상도 주말에 받아왔다. 그걸 보면 더 마음이 힘들어. 일기를 쓰고 모든걸 다 창고에 넣어두어야겠다. 아기 얘기를 듣는 것 조차 힘들다. 시댁 식구들한테도 내가 얘기하기전까지 말하지말라고 부탁해야 겠어. 


3주뒤에 다시 복강경 수술해 이번에는 갑자기 생긴 혹을 땐데. 그런데 이거를 9개월전에도 했는데 또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사실 수면마취하고 그 차가운 수술실에 들어가고 마취가 깨어나는 그 순간이 너무 무섭다. 그리고 하필 요즘 코로나때매 병원도 혼자들어가야데.. 벌써 수술실만 이번년도만 4번째야. 여튼 나는 내 몸을 챙길께. 너는.. 너는 뭘할까. 너는 1등으로 뽑힐 기대만 하고 있어라. 너가 할 것이 뭐가 있겠어. 너는 이미 분해를 잘해서 좋은 배아가 되어준 것만으로 너가 할일은 다 한 것 같다.


살을 뺀다 하고 빼지 못했어. 쉰다고 했는지 지금 두개 회사에서 일하고 가끔 디자인 프리랜서 일까지해. 지난 몇주는 너무 피곤해서 저녁먹고 그냥 기절한 듯 잔거 있지. 너를 만나러 간다고 말은 해놓고 내 건강은 챙기지 못한거 같아. 내가 좀 더 너와 나에게 집중해볼께. 이번엔 정말 건강을 챙겨볼께. 최선을 다할꺼야. 그래야 끝에 뭐가 됐든 후회하지 않으닌깐.. 항상 그랬던거 같아. 매 순간 내 지난 과거에 모든 일들에 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와 미련이 크게 없었던거 같아. 이번에도 그럴꺼 같다. 하지만 수술은 아직도 무섭다.


좀 고단하고 힘들고 하지만 암이 아닌거 어디고 

그래도 너가 냉동되어 있다는게 어디야..

힘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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