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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Nov 22. 2020

너에게 3

지난 목요일 수술은 너무 무서워서 수술대에서 부들부들 떨고 눈물까지 났어. 빨리 마취에 들길 바랬는데.. 쉽지 않더라. 수술실까지 걸어가는 기분은 너무 무서워. 이번 연도만 해도 3번째 수술실이야.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링거을 팔에 넣고 호흡기에 숨을 몇 번 쉬었다 내쉬었다 하면 마취가 드는데 이번에는 한 20번은 넘게 한 거 같아. 눈을 뜨고 있는데 도통 마취가 빨리 들지 않은 기분이었어. 마취가 깨고 나서도 너무 힘들었어. 이번엔 꽤 힘들었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었다.


최선을 다하자.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려고 해. 몇 번 더  무서운 마취 속으로 나를 몇 번이고 밀어 넣는다 해도 나는 최선을 다 해보려고 내 몸이 망가지지 않은 선에서 내가 최선을 다하고 그러고 너를 만나면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너한테 얘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아니어도 나 자신에게 그래 난 최선을 다 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쉽지가 않다. 이렇게 마음을 먹는 게...


한편은 이기적은 마음이 들다가도 남편을 닮은 너를 만나고 싶어. 내가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남편과 나의 뭔가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너를 만나고 싶다. 내가 그만큼 남편을 사랑해. 그런 거 같아. 내가 이렇게까지라서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단순하게 아기가 갖고 싶어서라기 보면 남편을 닮은 아이를 낳고 같이 키우고 싶어. 이건 나를 위한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 너는 사춘기가 되고 삶이 힘들 테면 엄마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를 만들었어 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내가 살아보니깐 그렇게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생명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으로서 살아볼 수 있는 건 또 좋은 경험인 거 같아. 너의 경험과 너의 선택으로 너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꽤 재미있거든. 내 인생도 그렇게 항상 늘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작고 큰 산을 넘어가며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발전하고 달라지는 내 모습에 나도 가끔 신기하고 또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기분이야. 누군가를 애틋하게 사랑하고 함께하고 하는 경험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하면 나는 꽤 괜찮은 거 같아. 


어제는 빨간 피가 나왔어. 이게 데이 1 이래. 나는 내일부터 병원에 다녀. 2주 동안 약을 먹고 2주 뒤엔 14개 중에 가장 건강한 너를 넣게 될 거 같아. 내가 2 동안 약을 잘 먹고 너를 맞이할 준비를 잘할 테니 너는 내 안에 들어와 아주 딱 붙어 있길 바라. 너무 무리하지 마. 하지만 너도 최선을 다 해보자.


그게 네가 아녔어도 나는 내년에도 너를 만나기 위해 포기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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