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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Oct 19. 2020

영어 왜 배우세요?

영어강사의 수업 리뷰 #1.

(서랍에 있던 소소한 강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직군의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만큼 개성 강하고 천차만별의 성격을 가진 친구들을 매 달 만나게 돼서 정말 즐거워요.

더욱이 재미있는 건, 이 친구들이 하나의 공통점!

“영어공부"를 위해 모였기에 가끔은 상상도 못 한 조합이 생기기도 하고  덕분에 잊을 수 없는 많은 추억들도 같이 생기곤 한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오전 수업은 대학생들, 취준생 그리고 직장인까지 다양하게 모여있는 회화 수업이에요.

그중 유일한 청일점! 대학생 W군은 저번 달부터 같이 수업해온 자칭 타칭 분위기 메이커이며, 언제나 수업을 활기차고 재밌게 만들어 주는 친구라서 나머지 여학생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이 친구는 일본에 있는 대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사태가 사태인만큼 더 이상 일본에 머물러 강의를 들을 수 없었기에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는 경우였어요. 영어 공부는 취미 겸 취업을 위해 배우고 있는 중이었죠.

며칠 전 친구들과의 수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제가 호기심이 발동해 W군에게 조금 짓궂은 장난을 치기로 했죠.


" 일본어로 장마가 끝났으면 좋겠다~ 를 뭐라고 해요? "


순간 모든 여학생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고,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14개의 눈동자가 부담스러웠는지,


"아... 음.... "


이렇게 망설이기만 했어요. 곧이어 다른 학생들이 말하길,


" 일본에서 대학교도 다닌다며... 일본어로 말하는 거 한 번도 못 들어봤어! 왜 안 해줘? 해봐! "


등등 의 성화가 줄을 이었죠.


" 아... 부끄러운데.. 그게.. 그.. "


몇 초 망설이더니 이내 곧바로,


"   梅雨が早く終わったらいいな.   "



순간 우리 모두 "우와-!!"와 같은 반응부터 앙코르까지!

저희 모두 동시에 이야기하길, 일본어를 하는 그 순간 사람한테서 빛이 나더라. 정말 멋졌다. 달라 보인다.

영어 말고 일본어로 쭉 가라 (ㅋㅋ) 등등.

폭발적인 반응에 W군은 얼굴이 빨개지고 더욱더 당황을 했죠. 저 역시 그 순간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며 또 그 학생이 멋지고 대단해 보였어요!


' 언어를 배우고 사용한다는 건 이런 장점이 있구나.. '


같은 반 친구들의 환호와 칭찬을 들은 이 친구가 나중에 가졌을 뿌듯함, 행복함, 자존감 향상은 이루 말할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죠.


@Qvasimodo


언어를 배워서 잘해야 한다!라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배워서 써먹을 때에 본인과 타인에게 똑같이 대화의 행복과 만족감을 준다면 그로서 언어의 역할을 올바르게 한 게 아닐까요? 공부가 아닌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말이죠.

물론 w군이 일본어로 우리와 정석의 대화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언어의 본질 ' 말을 하는 것(의사를 전달하는 것) '을 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감을 주었으니까 말이죠.



우리가 여행 갈 때에 그 나라 언어를 완벽하게 익히고 가는 건 아니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필요에 의한 몇몇의 단어나 문장들을 외워가서 한 번씩 사용해보잖아요.

식당이나 쇼핑, 길을 물어보는 상황에서 부족한 언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손짓 발짓해가며 이야기하는 우리를 보며 현지인들이 즐거워하며 친절히 말해준 기억, 다들 한 번씩 있으시죠? 우리 역시  알아들었나 보다 하며 기뻐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죠.



인생을 살면서 제2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정말 큰 가치가 있고 매력 있으며, 내 안의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주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언어에 흥미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더 넓어지죠. 관심 있는 언어를 배우며 그 나라의 배경과 문화, 역사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배울 수 있고, 더 나아가 해당 언어의 원어민들과 실제로 만날 수 있죠. 그러면서 다양성과 공통점을 공유하며 인간 대 인간으로 자신의 견문과 지식의 세상을 더 넓힐 수 있어요. 물론 다른 재밌는 취미도 이 세상에 정말 많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인간의 가치와 사회성, 인문학적인 영역을 넓혀주는 취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더 이상 공부하는 것이 아닌 '재미' , '즐거움', '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제2외국어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미처 보지 못했던, 생각지 못했던 놀라운 세상과 정보가 여러분의 또 다른 눈을 트여주리라 확신하니까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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