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올 줄 몰랐어요.
이제 정말 집을 짓고 있다.
월요일엔 경계복원측량을 한 지점을 기준으로 땅을 찾아서 석축을 쌓았고, 화요일에 좋은 흙을 가져와서 붓고 석축을 쌓은 것 만큼 땅을 높히고 넓혔고, 오늘은 집이 설 위지에 기준선을 측량하여 그렸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기초를 위한 터파기와 타설을 시작한다. (모든 용어는 팀장님들께 들은 귀동냥 ㅎㅎ)
물론 이거 말고도 정말 많은 분들이 많은 일을 하면서 집짓기를 하고 있다. 어제는 목수팀장님 두분께서 집 뒷편의 위험한 소나무 가지와 쓰러질 수도 있을 것 같은 큰 나무를 미리 제거해주셨다. 골조만 잘 올려주셔도 감사한 두 분께서 앞으로도 안전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힘들게 작업해주셨다.
지어진 집에 이사가서 살 때와는 다른 기분이다. 많은 분들이 애써서 함께 지어준 집이니 진짜 아끼고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슬며시 하게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종일 쉴틈없이 오차없이 그려낸 기준선.
이 선을 따라 집을 짓게 된다.
집을 지어본 적이 없는 난, 오늘 최고의 진상 건축주로 등극하였다. (ㅠㅠ)
이렇게 섬세하고 오래걸리는 일인 줄은 꿈에도 몰랐고,
그저 땅에 길이 맞춰 락카 뿌리고, 여기가 우리 집인가! 우와~ 하고 돌아오면 될 줄 알고
우리집 뚱뚱이와 쭈글이를 데리고 갔다. (하아...)
저 초록 실선을 끊어먹고 다니는 촐랑이들에게 인사해주시고, 또 오라고 자주보자고 해주신 팀장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쟤들은 완공하고 입주하는 날에 다시 오게 될꺼에요.
내일과 모레는 열심히 재택근무로 불살라서 일을 하고 토요일에 다시 갈 예정.
그날은 개대신 양손가득 맛있는 것을 들고 홀로 방문해야지.
나의 집짓기는 결심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좋다. 아마, 끝까지 좋을 것이다.
나무집협동조합 팀장님들!
오늘 하루도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