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가 뭐길래 이렇게 떠들썩한 것인지. 사실 처음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새로운 플랫폼이야 늘 떴다가 사라지는데 모든 것에 다 관심을 주기에는 너무 피곤하니까.
그런데 원하지 않는 정보가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 흘러들어오니 버티기 힘들었다. 유튜브 육아채널에서 조차 챗 gpt시대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주제가 나오고 경험해 본 사람들은 신기함과 동시에 무섭다고까지 이야기하길래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가입을 해보기로 했다.
뭐 대충 이렇다고 합니다.
대화형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존과 다른 점은 빠른 학습 능력으로 인간에 버금가는 논리적인 정보와 어휘력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복잡한 단어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는 인공지능 스피커보다는 고차원이고 일일이 찾아야 하는 구글링보다 빠르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다.
이메일 주소 넣고 가입하면 손쉽게 바로 채팅을 시작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면 대답해 주는
메시지형 경험이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춰준 것 같다.
역시나 나는 환경에 관련된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전문적인 정보를 취하기 어렵고 명확한 정답이 없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문제에 대해 인공지능이라 해도 과연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질문1.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지역 및 문화적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것까지는 아주 기본적이고 뻔한 대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빅데이로 도출 가능한 정보라는 관점에서.
인식과 실제 행동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나름 괜찮은 대답이었다. 이런 건 단순 정보라기보다는 분석과 관점까지 도출해야 하는 것이니까. 나쁘지 않은 순조로운 출발.
질문2. 환경 문제는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 일회용품 줄이기
✔️ 전기 사용 줄이기
✔️ 대중교통 이용
✔️ 쓰레기 분리수거
✔️ 식습관 개선 (채식)
✔️ 자연 보호
총 다섯 가지 실천 사항이 도출되었다. 이것 역시 기본 중의 기본 사항들이고 환경 관련 캠페인에서 강조하는
익숙한 실천 지침들이다. 특별한 기능이 아닌 것 같지만, 이걸 사람이 조사하고 정리하려면 리서치하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그 시간을 단축해 준다는 점이 편리할 것 같다. 사람이 하다 보면 주관적인 생각 때문에 항목에서 불필요한 추가나 삭제가 있을 수 있는데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질문3. 기업의 그린 워싱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인공지능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조금 더 수준 높은 질문을 해보았다.
이른바 기업의 그린 워싱 구별법.
✔️ 검증된 인증 기관 체크
✔️ 구체적인 기준 여부
✔️ 타제품과 비교 검토
✔️ 기업의 전반적인 태도
디테일한 그린 워싱에 관한 내용보다는 그린 워싱을 구분하려면 앞서서 전제로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대답이 나왔다. 편향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연구, 리서치, 문서를 작성할 때 사전 준비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은 기능이다.
질문4. 한국 비건 맛집 top 10 알려주세요.
그렇다고 합니다.
탑8에 해당하는 연남동 ‘플랜트’만 가봤네.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하다. ‘더브레드블루’는 신사동에 없고, 3,4번도 주소지가 다른 것 같고 5번은 오세개향이 아니라 ‘오세계향’인데 알파벳으로는 다 표현이 안되네. 그러고 보니 연남 플랜트도 주소가 다르고
베지홀릭은 폐업했다고 나오고 더 찾아보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중단.
여기서 챗gpt의 단점 및 한계를 발견했다. 데이터를 전부 어디서 가져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해외 플랫폼인 만큼 구글 데이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 같은데 국내 맛집에 관한 건 해외 플랫폼에서 변동폭이 큰 국내 정보를 적용하기 어렵다. 특히나 트렌드에 관련된 것들은 여러 sns로 퍼져있어 이를 합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질문5. 한국의 친환경 브랜드 Top 10 알려주세요.
다음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비자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군.
LG생활건강, 이니스프리, 엘지전자, 삼성전자, 심지어 애플까지 친환경 기업이라고?! 왜 그렇게 도출했는지는 알겠다. 포털 사이트에 환경 관련된 마케팅이 많이 언급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략들을 실행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인데 문제는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역시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브랜드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
위 기업들은 일단 다 생산하고 유통하고 탄소배출 할 만큼 다 한 다음에 친환경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인데
인공지능은 이전 단계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어내지 못하고 인터넷 정보로 다 파악할 수 없는 문제들은 학습을 못하니 당연히 대답도 오류가 생긴다.
질문6. 사람들이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환경 문제의 중요성 알리기
- 대중 매체 활용
✔️ 예시와 모범 사례 보여주기
- 성공적인 환경 보호, 지속가능한 경제 개발,
친환경적인 생활 방식
✔️ 교육과 정보 제공
✔️ 상호 작용 및 협력
- 커뮤니티 공동체
✔️ 정책과 법규의 강화
알아도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준다. 역시나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빠트리지 않기 위한 체크리스트로서의 기능은 충실하지만 새로운 생각과 정의를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인데, AI로 인해 점점 더 그 몫이 소수의 것이 되고 있다.
질문7. 그린플루언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변과 sns에 알리고 관련 제품, 브랜드를 소개하며 다양한 활동 기획과 참여, 일상에서의 실천하는 것. 역시나 맞는 말이긴 하나 특별한 내용은 없다.
그린플루언서에 대한 각자의 정의, 정도가 다르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은 타 분야에 비해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 적다 보니, 그 한계를 넘어서는 건 각자의 몫이 될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어느 분야든 주목받는 사람들은 기존의 틀을 조금씩 깨트리는 지점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부분을 기계가 새롭게 창조하기란 어려운 일.
질문8. 10년 후 한국의 기후는 어떻게 변하나요?
기후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인공지능의 일관된 대답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정보를 손안에 쥐고 있는 세상에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함 만큼 두려운 게 또 있을까.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분명 더 위험한 세상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지리적인 위치와 날씨 덕분에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을 가장 늦게 맞닥 뜨리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시 시작되었다는 걸 매해 장마 때마다, 달라지는 태풍 시기로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렇게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는데도 우리는 왜 여전한가.
질문9. 향후 20년 후에 전망 좋은 직업은 무엇인가요.
챗gpt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려는 이 세상에서 나의 미래와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 아이의 엄마로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 대체 에너지
✔️ 생명공학
✔️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 환경보호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기에 현재에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산업과 주요 기업들이
준비하고 있는 연구와 사업들, 앞으로 다가올 위기가 미래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미래 유망 직업을 인공지능은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의 자료는 방대해서 간단히 취합하기 어려운데 챗gpt가 그걸 해낸다. 이건 정말 기계라서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닐까.
질문10. 2050년 지구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은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 1.1도 정도 올랐기에 1.5도 상승은 예견된 사실이지만
2-4도까지도 충분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이런 얘기하면 코웃음 치며 반박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럴 때 “챗gpt에서 그렇게 나왔어.”라고 말하면 반박불가의 효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겠다.
나의 결론
쓸 것 같다.
- 작업 전 기초 리서치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사안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 궁금한 정보들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 환경과 관련된 질문들은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계속 써 볼 예정
안 쓸 것 같다.
-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인사이트는 여전히 인간의 몫
-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점도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우려되는 점
- 인터넷 정보가 세상 지식, 진리, 지혜가 아님에도
사람들이 이를 절대적인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것 같다
- 논문이나 과제, 회사 업무 관련해서 챗gpt의 응답을
그대로 가져다 써도 검수해 낼 장치는 없다.
이건 표절 시비가 아니라 대리도 아니고
아무도 모르는 챗 gpt만의 비밀 음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