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면 억지로 읽어라? 글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는 들어봤겠지만, 억지로 읽어야 한다니 무슨 소리인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이 읽는 것과 더불어 좋아하는 글, 책만 읽는 게 아닌 흥미가 생기지 않는 글과 책도 읽어야 한다. 그저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글을 많이 읽는 건 글 쓰는 능력에 있어 길게 봤을 때 효과가 떨어진다.
잘 읽히지 않는 글을 읽어라.
책을 많이 보다 보면,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어떤 글이 잘 읽히는 지 감이 온다. 그리고 좋아하는 글 스타일을 찾아 책을 고르게 된다. 하지만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이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책을 다독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책 고르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은 결국 다양한 정보 및 풍성한 지식 및 가치관에서 뽑아놔야 하는데, 그 능력의 가능성을 키우는 일을 좁게 만들어 나가면 결과는 뻔하다. 잘 읽히지 않는 글, 본인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지식을 쌓는 건 결과적으로 글을 쓸 때 도움이 된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글에서도 보다 넓은 시각으로 주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반대 의견에 대응하는 힘이 생긴다. 에세이, 시 등을 쓸 때에도 다양한 글을 접하게 되면, 좋아하는 글만을 읽으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나만의 작법’을 만들어가기 쉽다. 잘 읽히지 않는 글을 읽는다는 것, 그건 보다 넓은 가치관을 가지게 되는 일이자, 더 넓고 깊은 시각으로 글을 쓰는 힘이 된다.
잘 읽히지 않는 글을 읽다 보면, 끈기가 생긴다.
글에는 스타일이란 게 있어서 쉽게 읽히는 글, 쉽게 읽히지 않는 글들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글도 분명히 있고, 그런 글 스타일들은 피하기 마련이다. 특히 고전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쉽게 읽히지 않는다고 밀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강력히 고전 읽기를 추천한다. 잘 읽히지 않아도 하나하나 글자를 씹어먹듯 읽게 되면 그만큼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끈기가 생기고, 그것이 글을 계속해서 써나가는 끈기가 된다. 책 읽는 집중과 글 쓰는 집중은 결국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을 끝까지 읽는 집중력이 생기면, 글을 끝까지 맺는 힘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나는 철학, 고전, 인문학 책 읽기를 통해 도움을 얻었다. 고전, 인문학, 철학 등 잘 읽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책을 읽게 되면 작가 스타일에 기대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나,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독서가 될 수 있다. 재미있는 책 읽기도 좋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 다독을 하려 한다면 재미없는 책 읽기에도 흥미를 붙여보자. 꾸준히 읽다 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폭넓게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확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