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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경 Apr 15. 2019

마음을 두고 걷는다

ⓒ류형정



발걸음을 뗀다. 천천히. 무엇인가 발목에 묵직하게 매달려 끌리는 것처럼 천천히. 그리고 곧 겁에 질린다. 이렇게 서정적인 걸음을 떼도 괜찮은 걸까? 그래도 되는 걸까? 내 까짓 게 무어라고 남들 다 걷는 걸음에 의미를 부여해 무겁게 끌어가나. 


새로운 시작이 무거운 지는 꽤 되었다. 시작점에서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결과의 무게가 머리를 숙이게 하리란 걸,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대충은 짐작하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섣불리 시작하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은 아니라 어중이떠중이 발걸음을 내딛는다. 남들과는 다르고 싶다는 마음에 무게를 싣고 느릿느릿 간다. 그 무게는 ‘이렇게 가도 되나’라는 중압감. 겁먹기 딱 좋은 마음을 두고 걷는다. 


글 강민경







something from nothing

우리의 글과 그림이 삶의 흐름 한 가운데 흘러가는 구름 조각처럼 익숙하게 그리고 천천히 머물다 가길 바랍니다. 


썸띵프롬낫띵

글 강민경(@mk_lalalala)

그림 류형정(@drawing_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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