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과 리듬
10년 경력 수친자의 수영 일지
『헤엄과 리듬』은 수영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감정을 풀어낸 책입니다. 물속에서의 감각, 리듬, 고요함, 그리고 두려움과 마주한 순간들을 글로 풀어냈습니다.
작가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수영'을 꼽습니다. 수영이 아니었다면 삶을 들여다보는 영감을 만나기 보다 어려웠을 거라고, 꾸준히 글을 써내려 가는 지구력을 갖기 어려웠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헤엄과 리듬』은 10년간 수영을 해 온 수친자(수영에 미친 자) 작가가 수영을 통해 느낀 다양한 에피소드와 그로 인해 얻은 삶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에게 수영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운동 그 이상입니다. 물속에서의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를 돌아보고 위로하게 되죠. 수영장에서 만난 좋은 사람과 빌런, 수영 자세를 연습하고 탐구하며 속도를 끌어내는 기쁨, 수영을 준비하는 번거로운 과정에서 얻는 삶의 가치...이러한 경험들은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이야기들이며, 또 수영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좋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ISBN 979-11-977861-3-6(02810)
가격 15000원
저자 강민경 / 출판사 스튜디오 이끼
1판 1쇄 2025년 7월 8일
분야 에세이
크기 95*165mm 책등 9mm
무게 10g
저자
강민경
글과 함께 하는 삶을 늘 꿈꿉니다. 주로 시와 산문을 쓰며, 컨텐츠 작가로 밥벌이를 합니다. 모든 삶이 글쓰기로 물들어있기를 바라며, 삶을 연습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글을 씁니다. ‘empathy’ ‘마음을 다하였다’ ‘서른결의 언어’ ‘언제 무너져 버릴지 몰라’ ‘소란스러운 하루’ 등의 책을 썼습니다.
"수영은 단지 운동이 아니라,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물과 공기의 경계에서 흔들리며,
익숙한 두려움과 천천히 친구가 되는 경험.
『헤엄과 리듬』은 그러한 감정의 흐름을
잔물결처럼 담아낸 기록입니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도 그런
고요한 여운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from. 강민경
차례
1부
작가의 말 5
삶이 간지러울 때가 있다 12
수영은 시와 같다 20
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하지? 28
예쁜 수영복 36
같이 하는 혼자만의 싸움, 수영 44
수영을 하기 전, 경건한 의식 50
나의 무례한 사람들 58
좋아하는 걸 계속 하는 힘 66
2부
버터플라이로 날아오르다 72
생존본능과 경쟁본능 80
멀리 점프하는 개구리가 되자 84
지혜로운 헤엄 92
플립턴 96
가장 못하는 걸 꾸준히 하기 100
고뇌와 우울은 수용성 106
지구력 기르기 110
습관의 확장 114
삶의 폭죽 116
책 속으로
깍지 낀 손을 머리 위로 쭈-욱 늘리고 있으면
하늘색 타일 카펫을 깔고
사람을 기다리는 맑은 물이 눈에 비친다.
머리 위로 쭈-욱 늘린 팔을
언제든 삼켜낼 수 있다며 보란 듯이.
맞닿기 직전의 우리는
울림이 일어나기 전 우리는
파도치기 일보 직전 우리는
숨을 마음대로 쉴 수 없기 전
물을 기분 좋게 만나기 직전
물과의 보이지 않는 대치에 긴장을 꿀꺽 삼키고
보란 듯이 풍덩 뛰어들면 이는 물보라
‘무서워봤자 물이지’ ‘좋아져봤자 삶이지’
'작가의 말' 중에서
며칠 전, ‘시 쓰기’ 강의를 하면서
문득 ‘수영은 시와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마인드맵을 통해 떠올린 단어를 시로 엮는 수업으로, 시의 맛은 ‘운율’에서 비롯된다고 목 아프게 외치던 중이었다. 시가 잘 읽히려면 운율이 있어야 한다고, 리드미컬하게 읽힐 때 독자는 그 시를 기억하게 된다고. 운율 없는 시가 있을 수는 있으나, 운율이 있는 시는 재미를 불러일으킨다고. 그 말을 하면서 수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건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인과였을까? 수영은 그야말로 리듬의 운동이다. 운율을 몸으로 표현한 운동. 리듬으로 몸의 파동을 느끼는 운동.수영이 재미있게 느껴졌던 순간은 물과 내가 한 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다. 물의 파동과 심장이 두근거리는 속도가 비슷해졌을 때, 발을 차고 팔을 내젓는 순간 물의 저항을 비껴가며 웨이브를 탈 때, 이 모든 몸의 놀림이 음악처럼 들릴 때, 수영에 푹푹 빠졌다. 한 번 느끼고 나면 절대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고,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또다시 한번 몸에 익히려고 물에 계속해서 뛰어들고야 만다.
반복된 리듬은 몸에 기억되고, 잊히지 않는 춤이 된다.
'수영은 시와 같다' 중에서
# 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하지?
이것이 서른을 넘겨서야 수영을 배우게 된 이유다. 친구들과 워터파크를 가서도 물이 무서워 물가에서 사진만 찍었다. 물이 무릎 위로 올라오기만 해도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까지 일었다. 수면이 얼굴에 닿으면 반드시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고집스럽게도 물 공포증을 극복하고 말리라는 생각도 계속 해왔다. 쉽게 죽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수영을 배우며 깨달았다. 고집 어린 상상은 공포를 부풀린다는걸.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 죽기 위해서는 숨을 못 쉬는 고통이 아주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죽는 건 어려운 일이다.
‘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하지’ 중에서
수영은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싸움이다. 내 다리와 내 팔로 물을 가르고, 누르고, 밀어내는 일은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 물을 이겨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수영은 지극히 개인적인 운동이다. 강사와 주변인들을 통해 앞으로 나가는 스킬을 얻을 수는 있어도, 결국 개인이 소화해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운동. 깨우치고 나아가다 보면 ‘이겨냈다’는 뿌듯함은 물론, 혼자 안고 있는 시름과 스트레스, 잡념 등이 사라지는 흔치않은 시간을 갖게 된다. 누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수영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고요하다. 특히 물속에서는 소리가 나더라도 퍼져서 사라진다. 누가 나에 대해 욕을 한들 들리지 않는 고요함. 그건 수영을 하기 전 사람들이 한 경고와 스스로 내 마음에 외치는 소리 같은 것도 사라지는 잠잠함이다.
‘같이 하는 혼자만의 싸움, 수영’ 중에서
수영을 하다 보면 생존 본능과 경쟁 본능을 눈으로, 피부로 느끼게 된다. 물속에서 숨을 잘 쉬려고 수영의 자세를 완벽히 만들려 하고, 뒤따라 오는 이가 내 발을 터치하지 못하도록 발을 힘차게 찬다. 팔을 잘못 휘저어 코로 물이 들어오고 숨이 턱 막히면 잘 차던 발도 리듬을 잃고 살기 위한 버둥을 친다. 내 뒤의 사람이 내 앞 순서가 되면 묘한 위기감이 들어 몸에 과한 힘을 준다.
때로는 숨이 차고, 리듬이 어긋나면 물에 빠질 것 같고, 그러는 동안에도 내 앞의 사람과 거리를 떨어트리지 않으려 기를 쓰는 그 순간이 숨의 증명이 된다. 살아낼 힘을 가진 자의 증명.
‘생존본능과 경쟁본능’ 중에서
헤엄과 리듬은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입고된 독립서점 등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이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시에는 ‘책꾸 스티커’를 함께 동봉하여 드립니다. (한정수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