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관리의 중요성| ①자격시험 불합격

[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13편

by 황제펭귄
때는 2024.07.20.(토)
일상 속 힐링 한 티스푼, 즐거움 한 스푼, 푸른 바다 한 줌과 햇살 한 아름 안고 살고 싶은 30대 직장인 씀

[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7편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


티스푼


자격시험 불합격



지난 연습 이후,

한동안 일에 바삐 치여

프리다이빙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동생과 나는 5월에는 교육을 받고,

6월에는 연습을 한 다음,

7월에는 시험을 보기로

나름의 계획을 세운 바 있었지만,


잠시 현업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가 미리 잡아 놓은 프리다이빙 시험일이

코앞으로 훌쩍 다가와 있었다.


오 맙소사. 난 일만 하면서 나이만 먹는군


그동안 나의 일상은

한순간도 숨 돌릴 틈 없이 바빴다.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보다 더 숨 가쁜 순간이 많았고,

때로는 숨이 막힐 듯 답답한 하루들이 이어졌다.


내 삶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생활 속에서,

나는 나의 삶을 즐기기 위한 ‘회복호흡’이 절실해졌다.


일의 바다에 빠진 나의 모습
빚이 아닌 빛의 세상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간혹 누군가가 마치 프리다이빙 버디처럼

내가 다치지 않도록 지켜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품었다.


하지만 나의 바람은 바람일 뿐

점점 더 가속도가 생기며 바빠지는 하루하루에

몸은 점점 지쳐만 갔고

프리다이빙 시험 일정을 미루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분명,

앞으로 업무는 더 바빠질 예정이었다.

지금까지 연습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한숨 돌릴 겸, 급한 업무부터 정리하고

주말에 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는 이 선택이 불합격의 원인이 될지 전혀 몰랐다.


네, 저 연차예요. 네, 저 연찹니다. 네, 연차 맞아요.


매일 아침부터 쏟아지는 업무 메시지와 이메일,

그리고 끝없이 울리는 전화와 카카오톡 알림.


팀원들의 일을 먼저 꼼꼼히 챙기고,

다음 달을 준비하는 사전 스케줄 관리까지.


이 모든 일들이 반복되는

30대 중반 직장인의 하루 속에서,

나는 내심, 프리다이빙이라도 하며

잠시라도 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마음의 소리 中 | 나 좀 내버려 두어요.


예전처럼 야근과 주말 출근은 아니지만,

불경기 속 팀장으로서의 삶은

여전히 바쁘고 고단하다.


우리 모두 어딘가는 아프니까. 직장인 모두 파이팅


사실 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만
프리다이빙은 더욱,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니 다른 분들은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시길.


평화로움, 그저 웃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갈증. 언제 또 한번 채울 수 있을까?


우리 자매는 용인시에 있는 잠수풀,

딥스테이션에 가기 위해 주말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출발했다.


프리다이빙 시험은 보통 수심이 깊은

'파라다이브'나 '딥스테이션' 같은 곳에서 치러진다.

그중에서도 딥스테이션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정류장이나 역이 가까이 있지 않아,

차가 없으면 방문이 꽤나 불편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차장에 차를 두고 이용하거나,

버스와 택시를 병행해 찾아온다.


네이버 지도 | 딥스테이션 위치, 외곽에 있어서 대중교통 이용하기 애매한 곳


이렇게 당시 뚜벅이었던 우리 자매에게는

딥스테이션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렵고

가는 길도 번거로웠지만,

프리다이빙 포토존이 된 바오바브나무가 궁금했다.


아마 엄청 대단한 나무는 아닐거란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한 번 보고 싶기도 하여,

택시를 타더라도 딥스테이션으로 가 보기로 했다.


출처 | 파라다이브 홈페이지 - 파라다이브 외부, 내부


딥스테이션에 도착한 우리 자매는

선생님을 기다리며

말린 미역처럼 의자에 널부러지듯 앉았다.


날씨는 흐렸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구름도 많이 껴 있었고

조금 쌀쌀하기까지 한 시험 날,

마치 나의 시험 결과를 암시하 듯 흐렸던 그날


동생도 나도, 최근 더욱 바쁜 일상에 많이 지쳐 있었기에,

잠시라도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그 시간을

짧게나마 즐겼다.


선생님이 도착하시고,

우리는 초급과정 마지막 교육을 함께 듣고
시험도 함께 볼 커플팀과 함께 움직였다.


모두 함께 접수 데스크로 가서 락커키와

처음으로 받아 보는 레벨을 표시하는 스노클 부이를 받은 뒤,

드디어 딥스테이션 안으로 입장했다.


리셉션 데스크


처음 받아본 스노클 부이, 초보자 스노클 부이는 하얀색이다.


매번 올림픽공원 같은 오래된 잠수풀만 다니다가

신식 시설에 처음 가보니, 놀랄만한 점이 좀 있었다.


샤워실이 넉넉하고 깨끗한 것은 물론,

심지어 화장대까지 잘 갖춰져 있었다.

이런 공간에서 프리다이빙을 준비하니,

더욱 마음이 즐거워졌다.


출처 | 파라다이브 홈페이지 ※직접 찍은 거 아니고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그래도 전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잠도 오랜만에 푹 자고

30대 중반답게 영양제도 챙겨 먹고,

잔업한다고 무리하지도 않았다.


이렇게나마 ‘약빨’로 몸의 컨디션을 바짝 올려놓아서

막상 프리다이빙을 하러 풀장에 들어갔을 때

체력은 나쁘지 않았다.


우린 선생님을 만나

그날의 프렌젤 컨디션을 체크한 뒤,

콘스탄트 웨이트(CWT) 종목을 진행했다.

CWT(콘스탄트 웨이트)란?
- 라인을 따라 핀을 착용하고 수직으로 하강·상승하는 종목으로, 다이빙 중에는 손으로 라인을 잡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도전한 초급 2단계에서는 10m까지 내려가야 하며, 선에 절대 닿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분명 체력은 괜찮은데

평소 연습 때와 달리,

막상 10m를 내려가려고 하니

연습 때는 잘 되던 프렌젤이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계속 프렌젤을 시도해도
한쪽 귀가 잘 열리지 않았다.


왜 안 되는 거지?


평소 익숙하던 동작이 갑자기 잘 되지 않으니 당황스러웠고,

무리해서 더 내려가지 않고

중간에서 바로 턴을 하여 올라왔다.


버디였던 동생은 평소라면 문제없이 내려가던 내가

중간에서 턴을 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혹시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아닌지

내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 주었다.


아마도 이날은 몸에 쌓여 있었던 피로 때문에

몸에서 프렌젤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작은 컨디션 변화에도

몸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 주는 버디의 중요성도.

찐 버디아이가


프리다이빙에서 버디의 존재는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하다.


버디는 항상 구조가 가능한 거리에서 다이버를 지켜보고,

깊은 수심에서는 1/3 지점에서 만나 다이버의 안전을 확인한다.

다이버는 다이빙 계획(깊이, 시간, 거리 등)을

반드시 버디에게 공유해야 하며,

버디는 다이버를 주시하다가 이상이 보이면

즉시 구조에 나서야 한다.


다이버 역시 계획에 없는 돌발 행동을 하지 않고,

다이빙 후에는 반드시 회복 호흡을 하고 OK 사인을 보내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


프리다이빙에서는 언제나 나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항상 서로가 계획한 대로 움직여야 하며,

버디에게 10m까지 내려간다고 했다면 그만큼만 해야 한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무리하면 위험하다.


L.M.C(운동제어능력상실)나 B.O(의식상실)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더욱이 더 조심해야 한다.


* 막간 정보
운동제어능력상실(LMC, LOSS OF MOTOR CONTROL)은 산소 분압이 낮아졌을 때 의식은 있지만 신체를 스스로 제어할 수 없게 되는 현상. 의식이 있기 때문에 다이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 회복하지 못하면 의식상실(BO. BLACK OUT)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산소 분압이 급격히 낮아지는 상승과정(수심 1/3)쯤에서 많다고 한다.

* 관련 영상 하단 참고

https://youtube.com/shorts/1pDeLgD4cvw?si=upXM6riDJYDTrq_7

https://youtu.be/zqC2DkLvanQ?si=fQgeZ4JI0q4ed57V


이날 우리는 시험을 보기 전

마지막 교육으로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레스큐)'를 배웠다.


프리다이빙에서 다이버 구조는 매우 중요한데

의식을 잃었거나(BO),

운동 능력을 상실한(LMC) 다이버를 발견하면

즉시 수면으로 데리고 올라와야 한다.


출처 | https://www.boholchronicle.com.


우리가 배운 구조 방법(RESCUE)은 다음과 같다.

의식을 상실한 다이버의 입을 막고 신속히 수면으로 상승한다.

회복 호흡을 하면서 다이버의 코와 입이 하늘을 향해 뜨도록 등을 지탱한다.

물이 묻은 손을 털고 다이버의 마스크를 제거한다.

BTT(BLOW-TAP-TALK)를 실시한다. 그리고 호흡을 유도한다. “숨 쉬세요, 숨 쉬세요.”

얼굴을 두드리고 눈 밑에 바람을 불어 깨운다.


강사님께서 실제 상황처럼

직접 물에 빠진 연기를 해 주셨고,

우리는 실제 상황과 같은 구조 연습을 반복했다.

이렇게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구조 연습을 했다.


출처 | https://kalamatafreedivers.com/


운동과 관련된 모든 규칙은

피로 쓰였다고 하지 않는가.


이외의 유의사항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 먼저, 스쿠버 다이버의 산소 공급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수심 아래에서 산소를 마시면 이미 폐에 공기가 가득 찬 상태이기 때문에 상승할 때 폐가 팽창해 위험할 수 있다. )
2. 또, 스쿠버다이빙을 한 당일에는 프리다이빙을 하지 않는다.
(스쿠버 다이빙 후에는 체내에 남아 있는 질소로 인해 감압병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3. 다이빙 직후 비행기를 타는 것도 위험하다.
(최소 6시간의 충분한 휴식 후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위급상황은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구조 교육을 끝으로 우리는 시험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프렌젤은 계속 한쪽이 잘 되지 않았다.

5미터에서는 잘만 되던 프렌젤이

시험 당일에는 계속 실패했다.


동생은 그간의 연습 덕분에

물 만난 고기처럼 쭉쭉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결국 프리다이빙 시험에 동생은

합격했지만 나는 불합격하고 말았다.



나의 불합격 원인은 세 가지였다.

첫째, 쌓인 피로를 무시한 것

둘째, 평소에 프렌젤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것.

셋째, 비가 오는 여름날 따뜻한 겉옷을 챙기지 않은 것
(바로 다음날 감기 기운이 바로 올라왔다).



몸은 정말 정직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어떤 활동도 잘 되지 않는다.

다음 시험을 위해서 그동안 꼭 내 몸을 잘 돌보고,

컨디션을 먼저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스트두잇


프리다이빙을 배우지 않았다면

내 작은 컨디션 차이에 이렇게까지 신경 쓸 생각을 했을까?


아마 “다들 원래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거지”,

“찌들고 지친 몸으로 버티는 게 당연한 거지”라고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현실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고,

누가 뭐라 해도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것을.


지금 현재로부터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미래의 나도,

과거부터 쌓아온 현재의 나도

모두 소중한 ‘나’라는 것을 알기에,


나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유영을 위해.

나를 잘 돌보고 잘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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