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도 심호흡과 잠수가 필요해 | ③덕다이빙 성공

[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12편

by 황제펭귄
때는 2024.06.15.(토)
일상 속 힐링 한 티스푼, 즐거움 한 스푼, 푸른 바다 한 줌과 햇살 한 아름 안고 살고 싶은 30대 직장인 씀


일상에서도 심호흡과 잠수가 필요해


티스푼


덕다이빙 성공


주말 아침,

익숙한 연습반, 선생님을 기다리는 풍경 속에

동생과 나는 오늘의 목표를 세웠다

흔한 연습반, 선생님 기다리는 풍경


지난번 ‘프렌젤’과

‘스태틱’ 목표를 모두 넘겼으니,

오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헤드퍼스트 프렌젤’과

‘덕다이빙’ 성공을 도전하기로 했다.

선생님께 카드를 받고 익숙하게 입장


선생님께서 바코드를 건네 주시고
잠수풀 입장도 제법 자연스러워졌다.
세 번째 연습이라 순서도 익숙해졌다.


물속에 들어서자 우리는
마치 약속한 듯 자연스럽게 준비 운동을 하고 입수했다.


처음엔 스태틱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가볍게 핀킥하며 잠수풀 몇 바퀴를 돌았다.

선생님이 지정해준 부이 밑으로 가서
본격적인 덕다이빙 연습을 준비했다.


동동 떠 있는 부이 모습, 보통 주말 아침엔 마치 바위에 걸린 물미역처럼 부이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부이에서 우리는 서로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줄을 잡고 똑바로 앉은 자세로 천천히 물에 들어가

오늘의 프렌젤 상태부터 점검했다.


프렌젤은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다.


만약 프렌젤이 잘 되지 않는 날이라면,

억지로 잠수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다행히 이날은 우리 자매 모두 프렌젤이 잘 되었다.


컨디션 OK,


줄을 잡고 내려가는 연습을 한 번씩 돌아가며 마친 뒤,

헤드퍼스트로 입수를 해 보았다.


놀랍게도, 꾸준히 해온 프렌젤 연습 덕분인지

첫 헤드퍼스트로 줄을 타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데 성공했다.


비록 줄은 필요했지만

첫 시도에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이 작은 성공에 탄력을 받은 우리는 이어서

줄을 잡지 않고 덕다이빙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시작했다.


덕다이빙하랴 프렌젤하랴 첫 시도는 생각보다 뚝딱뚝딱 되었다.


덕다이빙은 역시,

처음부터 바로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세를 천천히,

정확하게 하나씩 익혀 나갔다.


[꿀정보: 덕다이빙 순서]

1. 수면에서 준비 자세
- 부이 옆에서 몸을 완전히 수면과 평행하게 엎드려 릴렉스하고 스노클로 천천히 호흡하며 긴장을 푼다.

2. 최종 호흡과 준비
- 마지막 깊은 호흡(최종 호흡)을 한 뒤, 스노클을 입에서 빼고 입을 다문 채로 압력 평형(프리이퀄라이징)을 한다.

3. 팔과 시선 정렬
- 팔을 앞으로 뻗어, 내려가고자 하는 방향(줄 방향)으로 곧게 내린다. 시선은 바닥이 아니라 정면(수직으로 내려갈 방향, 흔히 잠수풀 벽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머리의 정수리가 진행 방향을 이끈다고 생각한다.

4. 상체 입수
- 허리를 굽혀 상체를 과감하게 물속으로 집어넣는다. 이때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가 발등으로 수면을 차는 힘을 이용하면 상체가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간다.

5. 다리 들어 올리기
- 상체가 물속에 들어간 뒤, 다리를 올려 몸 전체가 수직이 되도록 한다.

6. 암스트로크(팔 젓기)
- 몸이 수직이 되면 팔로 물을 당겨 추진력을 얻고, 팔은 몸 옆에 붙인다. 이때 한 손으로 이퀄라이징을 한다.

7. 핀(오리발) 동작 시작
- 핀이 완전히 물속에 잠긴 것을 확인한 뒤, 다리로 피닝(발차기)을 시작해 내려간다. 물 밖에서 발차기를 하면 힘만 낭비되므로 반드시 핀이 잠긴 뒤에 시작한다.
덕다이빙 참고 영상
https://youtu.be/MIATAAy02hk?si=b8jzGl4PIuqyMZxw


연습에 집중하면서도 몸에 무리가 가거나

우리 몸에 산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나와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프리다이빙을 하며 느낀 것은

프리다이빙의 매력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건강을 챙기며,

호흡 상태를 점검하고

무엇보다 나를 아끼고 나의 몸을 지켜야

비로소 더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면,

물속에선 나를 아꼈는데,

물 밖 일상에선

나 자신을 잘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공기가 있어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물 바깥에서도 말이다.


물 밖 내 모습은 어떨까?

직장 생활을 하며 어느새 연차가 조금 쌓이고,

때로는 상사를 위해,

때로는 후배를 위해

중간에서 새우등 터지는 일이 많아진다.


라테는 말이야.


그리고

점차 쌓여가는

틈틈이 나에게 생채기를 남긴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쓰라렸던 일들

4대 보험도 없고 열정페이만 받았던 첫 직장,

연봉을 올려 이직했지만 이번에는 과로가 일상,

식습관이 망가지고 운동을 하지 못해 점점 망가진 몸,

자연스럽게 따라온 허리디스크, 이석증, 손목터널증후군.

상사의 폭력적인 언행과 가스라이팅을 견뎌야 했던 시간들.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틈틈이 임장도 다니며 집을 알아봤지만

결국 우리 부부가 원하는 집을 마련하기엔 돈이 부족했던 일 등


흔한 직장인 퇴근길
염병, 세상이 억까해


먹고살아야 하니까,

돈을 벌어야 하니까.

내 몸 하나 건사하는 일이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

전쟁 속 피난민만큼의 어려움은 아니지 않냐고.

그나마 굶을 일은 없지 않냐고.


“이 정도면 행복하지, 행복한 거잖아.”

스스로를 그렇게 다독이며

아이러니하게

결국 나 자신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물 바깥 일상.


출처 | 매일경제 뉴스기사, 50만명 넘은 '그냥 쉬는 '청년들 (2025.03.)


최근 뉴스를 보니 ‘그냥 쉬는’ 청년이

5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사실 놀랍지 않은 현실이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시험과 경쟁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비로소 어렵게 취직하여

사회에 나왔는데

오랜 시간 버티고 견뎌 따낸 결실의 열매는

달지 않고 너무 쓰기만 한 것이다.


음식도 '단-짠,단-짠'이어야 맛있는데

인생이 '쓴-쓴-쓴-쓴-'인 것이다.


"공부하고 놀아"

"수능 끝나면 놀아"

"대학 가서 놀아"

"스펙 쌓고 취직해"

"취직하면 결혼해"

"결혼하면 돈 벌어"

"돈 벌어서 집 구해"

"집 구하면 애 낳아"

"저출산이래, 2명은 낳아야지"

"병들기 전에 운동해"


결승선에 겨우 도착해도

그곳은 또 다른 시작점일 뿐,


이것 저곳 다른 길로도 새보고

궁금한 일에 도전해 볼 틈조차 부족하다.


더군다나

급변하는 시대에

더 많이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더 빨리 성장해야 하고,

더 많은 분야를 섭렵해야 한다.


이제는 하나의 일만 해서는 부족해서

'N잡러'가 되어야 하고

틈틈이 자기 관리와 자기계발도 해서

'갓생러'도 되어야 한다.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있어도

숨이 막힐 수밖에


아직 청년의 나이(만 19세~34세)에

간신히 속해 있는 내가 생각해 보면,

‘쉼’은 나를 지키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딥풀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압력과 압박이 너무 심해


이 물밖 일상의 압력과 압박 속에서

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가끔은 남들보다 나를 우선에 두고, 나답게 살고,

때로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남들의 시선과 충고에서 벗어나

종종 내가 진짜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을

스스로에게 허락해야 한다.


외부의 변수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외부의 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만큼은

내가 스스로 단련해 나가야 한다.


물속에서든, 물밖에서든
나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프리다이빙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공기 없는 물 속이 훨씬 더 자유로운 아이러니


프리다이빙을 하는 주말에는

사람들에게 빼앗긴 기운이 회복되는 느낌이고,

온전히 나를 위해 숨 쉬고 움직이면서

요동치던 심장박동이 평온해지는 걸 느낀다.

평일 동안 긴장과 경직으로 굳었던 내 몸과 마음이

점점 안정을 되찾는다.


효.율.적이지 않은 인생이더라도

마.이.너한 인생이더라도

'N잡러', '갓생러'가 아니더라도

나는 나대로, 내 모양대로, 내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인생을 유영하려고 한다.


영화 모아나 中 | 네 잘못이 아니야, 상처는 아물고 길이 열릴 거야
영화 모아나2 中 | 길을 헤매, 자유롭게

OST | https://youtu.be/r-uXMdPf4JI?si=23dslU37IfT-ngcl


동생과 나는 여러 번의 연습 끝에
드디어 그럴듯한 덕다이빙 자세로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 단계는?

마지막 교육과 자격 시험!


하나씩 차근차근 연습하다보니

뭐가 되긴 되더라.


앞으로도 물속에서든, 물밖에서든
나를 지켜가며 내 속도에 맞춰,
내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도 빠져보고

사랑받고 사랑하며

내 멋대로 살아보려고 한다.


'물속에서든 물밖에서든,

나를 위해 숨 쉬고 내 몸과 마음 잘 지키기,

그리고 틈틈이 행복하기'


일상에서도 나를 위한 심호흡

나의 행복을 위한 잠수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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