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도 심호흡과 잠수가 필요해 | ①프렌젤 성공

[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10편

by 황제펭귄
때는 2024.06.02.(일)
일상 속 힐링 한 티스푼, 즐거움 한 스푼, 푸른 바다 한 줌과 햇살 한 아름 안고 살고 싶은 30대 직장인 씀

[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7편

일상에서도 심호흡과 잠수가 필요해


①티스푼


프렌젤 성공



동생과 나는 평일 오전 아침부터 분주했다.

몹시 분주한 펭귄


본격적인 연습을 위해 잠수풀 ‘연습반’을 예약해야 했는데,

‘연습반’은 교육반과 달리 신청자도 많고 인원도 제한돼

마치 인기 공연 티켓팅처럼

예약 시작 시간에 핸드폰 앞에서 기다려야 했다.


결혼해서 출가한 나는 동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며 실시간으로 예약을 준비했다.


우리는 먼저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마치 무전을 주고받으며 미션을 수행하는 병사들처럼

서로의 상황을 중계했다.


"나 애플리케이션 켰어. 넌?"

"응 켰어. 캘린더 일정 확인했어?"

"응 일정 맞아. OO 강사님 맞지?"

"응. 2분 남았다."


우리는 신청하려는 일정과 시간을 확인하며

예약 시스템이 열리는 9시를 초 단위로 기다렸다.

마치 대학교 1학년 때 인기 강의 수강 신청하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9시

땡땡땡!


9시가 되자마자 우리는 신청 버튼을 급히 클릭했다.


"나 성공! 넌?"
"어, 나도 성공!"


다행히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신청하는

주말 연습 일정에 성공했고,

1시간 안에 거의 모든 자리가 다 찼다는 걸 보고

우리의 운이 꽤 좋았음을 실감했다.


아침 9시에도 이렇게 빠르게 예약이 마감되다니.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또 나만 몰랐지, 또 나만 진심으로 게을렀지


연습 당일, 여동생과 나는 잠실 올림픽공원 3번 출구 앞

파리크라상에서 8시 30분에 만났다.

9시 연습반이었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우리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의 올림픽공원역 만남의 광장


우연히 최근 비보를 접한 이야기가 대화 주제로 이어졌다.

나의 대학 기숙사 동기 언니의 갑작스러운 별세,

동생의 친구 사고 소식,

그리고 SNS를 통해 들려온 연예인의 사망 소식까지.

모두 예상치 못하고 황망한 일이었다.


삶의 유한함과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동생과 나는 오랜만에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결론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 | 카르페디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고,

나 자신을 잘 돌보고,

행복을 위해 노력하며,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즐기자.


때로는 프리다이빙처럼
인생에서도 '숨' 한 번 돌릴 시간이 필요하고,
온전한 휴식을 위해

오직 나만의 '잠수' 또한 필요한 것 같다.


숨-쉬고-살자.


바쁘게 뛰어갈 때
심호흡을 위해 내쉬는 한 숨,
어렵고 힘들 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한숨

어떤 숨이든 쉬어야 숨이고,
때로는 숨을 되돌려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특히 나는 종종 남을 더 생각하는 성향이 있는데

MBTI에 절대적 신뢰는 없지만,

매번 검사 결과 ENFJ로 나오는 걸 보면

타고난 오지랖쟁이임이 분명하다.


ENFJ는 좋게 말하면 이타적이고 사교적이며 정의로운 타입,

나쁘게 말하면 지나친 낙관론자이자 오지랖쟁이.

생각보다 희귀한 유형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나는 종종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고,

내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우선하다가 지칠 때가 많다.

가끔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어도

숨가쁜 하루를 보낸 적도 많다.


이런 나만의 패턴 때문에

스스로 피곤함을 자초하기도 한다.

성격이 쉽게 바뀌지 않아 문제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잘 돌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


어떤 테스트를 하더라도 비슷한 성격이 나오는 걸 보면
나 혼자 건사하기도 바쁜 세상.

참 피곤하게 살고 있다 싶다.


출처 | 푸망, 오지랖쟁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해


심지어 난 HSP 성향도 가지고 있다.

화면 캡처 2025-09-23 003432.png 공감 안하고 싶어도 먼저 공감하고 있는 내 자신


가끔은 사람들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꼭 갖는 것이 필요하고
나에게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나에게

지금 하고 있는 프리다이빙이

딱 그런 운동이란 생각이 든다.


오직 내 몸과 내 마음만 건사하며

내가 필요할 때 숨을 참고

내가 필요할 때 숨을 내쉬면 되니까.

말그대로 나를 위해 숨쉬는 운동.


많은 생각을 나눈 뒤,

동생과 함께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었다.


바깥 풍경은 그날따라

유독 맑고 싱그럽고 선명했으며

햇볕은 화창하였고 바람은 선선했으며,
하늘은 눈부시도록 청명했다.


구름 뒤 맑음


밖으로 나와

푸른 하늘을 보니
푸른 바다가 떠올랐다.


하늘에서 점프!

푸른 하늘을 나는 것,

바다에서 점프!

푸른 바다 속을 유영하는 것,


들판에서 점프!

푸른 대지를 거니는 것,


모두 각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각자가 원하는 공간에서
짧은 인생
저마다 자유롭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늪을 건너 끝내 자유롭게.

마법의 성 | 자이언티 버전을 좋아한다.


주말 아침 커피 타임을 마치고

우리는 잠수풀로 향했다.

이전에 한 번 방문한 경험이 있어
일회권을 결제하고 자연스럽게 잠수풀로 향했다.


예전에 한번 와봤다고

올림픽 공원의 복도에는
헤어드라이어를 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다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오늘은 사람들이 붐비면

밖에 나와서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기로 계획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입장했다.

13번과 14번 위치에 헤어드라이기가 많다.
<참고용>
잠실 올림픽공원 수영장 홈페이지 : https://www.ksponco.or.kr/sports/olparkswim
개별 잠수풀 예약 :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73368


대부분이 늦잠을 즐기는 일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공원 수영장과 잠수풀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는 준비 운동을 하고

간단히 스태틱(무호흡)을 먼저 해본 뒤,
우선 가장 얕은 레인에서 숨을 참으며

천천히 프렌젤 연습부터 시작했다.


출처 네이버 예약 | 올림픽공원 다이빙풀 모습


동생은 지난 초급 수업에서 미리 프렌젤을
조금 성공했었기 때문에

쉽게 감을 잡고 다시 시도할 수 있었다.


반면에 나는 프렌젤에 대한 감이 전혀 없어서
초급 수업 이후 유튜브를 통해 연습했지만

시도조차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프렌젤 연습 영상에서는

"아악", "으은읏윽", "엉-" 등의
소리를 내며 혀를 움직이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는데


처음에는 입을 벌리고 "엉-" 하는 정도로

겨우 느낌은 알았지만,
입을 다물고 혀를 움직이면서 "윽-" 하며

성대문을 닫고 혀를 밀어 올리는

진정한 프렌젤의 감각을 찾기는 어려웠다.


마치 요가를 처음 배울 때

"갈비뼈를 열고 어깨를 내리고 골반 중립을 지켜주세요."

라는 말씀을 듣고

하나도 이해 못 하는 것처럼

프렌젤도 듣기만 해서는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네. 니요?


여러 번 급하게 시도하다 보니

더 안 되는 것 같아서
나는 최대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며

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동생과 나는 연습반 전용 부이에서
천천히 로프를 잡고 내려가며 잠영하며 프렌젤을 시도했다.


아직 헤드 퍼스트는 못해서 이렇게 내려감


입을 닫고 "응-", "은-" 하며
공기를 위로 올려 보내며
단순히 혀만 밀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성문을 닫고 비음 소리를 내며

공기를 밀어 올려야 한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잡았을 때


드디어, 양쪽 귀에서

"피슉-", "픽-" 하는 소리가 나며 귀가 뚫렸다.

나의 첫 압력평형 성공이었다!


예~! 뭐든 하면 는다니까.


몇 번씩 물속에서 반복 연습한 뒤 드디어
프렌젤 감을 확실히 잡았다.

헤드 퍼스트는 아직 못 했지만,
오늘은 프렌젤에 집중하며

천천히 익혀가기로 마음먹었다.


헤드퍼스트 자세는 다음에 도전


나는 원래 수영할 때 귀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프리다이빙에서는 귀에 물이 들어와야

압력평형을 위한 프렌젤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귓속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차근차근 시도하면서,

마침내 프렌젤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후로는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게 되었다.


내 귀는 원래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
물이 들어가면 하루 종일 잘 빠지지 않곤 했다.


밤에 잘 때 갑자기 뜨끈-한 물이

귀에서 흘러나오는 불쾌한 경험도 여러 번 있었기에,

오죽했으면 수영장에 갈 때마다

항상 수영 전용 이어플러그로 귀를 막고 수영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프리다이빙에서는

기본적으로 맨귀로 다이빙을 해야 했기에,
귀에 들어오는 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프렌젤을 연습하며 점점 거부감을 줄여나갔다.


그래서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처음부터 귀를 물속에 푹 담그고 거부감부터 줄이고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날 여러 번 연습한 이후로,
귀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날, 두려워하던 것들이 때로는

새로운 경험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와 동생은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을 마무리하고,

다음에는 헤드퍼스트를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프렌젤이 되니까 깊은 곳에서의 다이나믹도 자연스럽게 성공!


다음은 헤드퍼스트 프렌젤,

1분 30초 스테틱 도전이다.



나를 위하여,

숨 쉬는 오늘 하루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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