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7에 쓴 글.
오늘은 소포클레스의 명언으로 시작합니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오늘을 사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내일 수능을 준비하는 이들도 오늘이 정말 힘들고 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수험생 분들은 한국사를 배우고 수능에서 시험을 치는 것입니다. 혹여, 이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지 묻습니다. 독립을 위해서 싸우던 독립운동가들이 간절히 바라던 오늘,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전쟁에서 싸웠던 이들이 간절히 바라던 오늘,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 싸웠던 민주화투사들이 간절히 바라던 오늘에 감사함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많은 이들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확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던 내일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수능을 치고 싶어도 혈액암으로 치지 못하는 학생이 있고,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불치병에 걸려서 먼저 세상을 떠난 학생들이 있고, 성적에 비관하거나 따돌림으로 목숨을 스스로 끊은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내일을 여러분들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지니십니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란 것을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 싶었던 어제에게 당신은 떳떳한 삶을 살았습니까? 오늘을 살고 싶었던 많은 어제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같은 이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들이 원하던 내일인 오늘을 삽니다.
비단, 학생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삶은 유한하고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삶을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 오늘의 시간을 쉽게 보내는 것은 옳지 않고 어떤 가치가 있는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내일이면,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엘리트가 되는 학생들도 많을 것입니다. 저는 어떤 환생을 믿지는 않지만, 언제나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고 싶었던 어제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일은 어제의 사람이 미래에 다시 우리나라로 찾아와, 다시 행복한 오늘을 살 수 있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끄럽지 않아야만 합니다. 독립 운동가, 호국영령, 민주화 투사들이 다시 우리나라에 찾아와 태어나도 실망하지 않도록 더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어야만 합니다. 오직 그들만을 위한 것이겠습니까. 불치병에 걸린 이들을 위해 의료계에 나서고, 따돌림이나 성적 비관으로 목숨을 끊지 않도록 입을 열고, 우리는 어제를 살았던 이들이 원하던 오늘을 살면서 어제를 외면해서는 옳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고, 어제 죽은 이가 그리워하는 오늘이 있었습니다. 혈액암을 투병하는 학생에게 위로의 이야기를 드립니다.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수능을 치고 싶어도 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학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져야만 하는 덕목은 이런 종류의 것입니다. 내가 서울대를 갔다고 잘났다고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는 서울대를 내가 차지했으니 그들이 원했던 그 자리에서 더 가치있는 삶을 살겠다.
오늘을 살고 싶었던 어제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만 합니다. 내가 합격한 대학을 다니고 싶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또 부끄럽지 않아야만 합니다. 내일 어제가 다시 찾아와 또 다시 오늘을 살 수 없는 날이 오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어제, 오늘을 살고 싶었던 이들의 눈물을 기억하며 언젠가 그들이 이 땅에 다시 찾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더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이 대학을 준비하는 당신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
-2021년 11월 17일에 썼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