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독립군, 해방도 있나요?
코로나는 워킹맘을 힘들게 한다.
저는 교사입니다. 그것도 초등 교사입니다.
맞선 자리에서 만나면 늘 듣던 '1등 신붓감'입니다.
1등 신붓감이란, 일하면서 돈도 벌고 너무 늦게 끝나지 않아 제 아이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신붓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1등 신부가 되기 위해 교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 단어는 누구를 기준으로 하는 단어인가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또 주변에서는 부러워합니다.
역시 교사라 육아 휴직을 마음껏 쓸 수 있구나.. 일반 직장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이다.
맞습니다. 내 아이 내가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일이긴 하지만, 저도 그 시간에 연구하고 싶고
발전하고 싶고 또,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시선으로 육아는 네 담당이고, 그리고 휴직하고 나서 잘리지 않을 텐데 얼마나 좋냐고 다들 이야기하시니 그 앞에서 육아의 어려움 따위를 토로하는 것은 아주 사치스러운 투정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육아 독립군입니다. 휴직 1,2년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키웠습니다.
도움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고, 또 제 입장에서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육아하는 것이 정말 힘들더군요.
복직했다며 환영회를 해주는데 정작 저는 갈 수 없습니다.
5시 30분만 되어도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죄송합니다'를 연거푸 말하며 아이를 데려오다.. 나는 뭐가 그리 죄송할까 눈물 흘린 적 참 많습니다.
학교에서 아웃사이더가 되고 싶지 않은데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침에 우는 아이 깨워 이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이 유치원에 데려다 놓고 그리고 학교에 오면 이미 넉다운입니다.
이렇게 울며 키운 아이들이 올해 11살과 8살입니다.
바쁜 엄마를 아는지, 참 예쁘고 반듯하게 컸습니다.
저녁에 가방을 챙겨놓고 문 앞에 두고 준비물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아침에 옷을 스스로 입고 밥을 먹고 설거지통에 물을 담아 놓고 자기가 마신 컵은 씻을 줄 아는 그런 아이들입니다.
이제 좀 살만하구나.. 싶은 이때, 또 한 차례 고비가 옵니다.
코.로. 나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를 못 합니다. 교사인 나는 날마다 출근하는데 아이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8살 된 아이는 원래 학교는 일주일에 한 번만 가는 줄 압니다.
4학년 아이와 1학년 아이 둘이 오전에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책을 읽으며 엄마를 기다립니다.
가장 큰 걱정은 점심 식사.
불을 쓰는 걸 시킬 수가 없어서 점심으로 늘 김밥이나 초밥을 싸줬습니다.
불고기도 볶아서 넣어보고, 햄도 넣어보고, 김치도 넣어보고.. 할 수 있는 모든 김밥을 다 싸줬는데도
코로나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아이는 김밥이 질린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컵밥이다. 컵밥을 종류별로 구입해서 질릴 때까지 먹었는데도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주변 도움 없이 아이 키우시는 워킹맘들 힘드시죠.
주변 지인들 중에서는 이번 코로나로 인한 아이들의 돌봄이 힘들어 휴직이나 사직을 고려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물론 당연히, 아이들의 건강이 최우선이기에 학교가 주 1회 등교를 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내 직장은 주 1회 출근을 하라고 하지 않으니. 그 공백이 오롯이 아이들에게 미안함으로 작용합니다.
도대체 이 독립군 활동은 언제 해방을 맞이할까요?
녹초가 되어 들어온 저에게 먼저 뽀뽀하고 힘들었냐고 물어보는 두 아들...
내가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저를 키우나 봅니다.
2학기에는 점심으로 뭘 준비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