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하는 아들
집에서 간혹 편지를 받는다.
섬세한 아들들을 키우는 기쁨 같은 것일까?
아무 때나 편지가 툭 툭 날아온다.
보통은 색종이에 쓴 편지들.
밥 하는 동안 책상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리며 땀을 뻘뻘 흘리길래 뭐 하냐고 하니 비밀이라고 한다.
자를 가져와서 줄을 긋고, 받침이 무엇이냐고 묻지도 않고 혼자서 쓰더니
봉투를 저리 곱게 엄마 빨강, 아빠 파랑으로 만들어 생일날 내놓는다.
작년 아빠 생일 때 보낸 편지.
아빠에게 보내는 생일 선물은 먹다 남은 치토스 조각 2개.
저걸 먹고 힘을 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건 2년 전, 9세 6세 아들들에게 받은 편지.
종업식을 하고 온 날인가 보다.
1년 동안 고생했다고 콜라맛 젤리를 받은 날.
6세 둘째에게 나는 참깨 들깨 아닌 엄마깨.
아들들은 생일날 꼭 편지를 받기를 원한다. 길게 쓴 엄마의 편지를 매해 모아서 가지고 있다.
편지를 받고 읽고 또 읽고 다시 한번 꺼내서 읽는 아들들의 모습을 보면 예전에 내 모습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모의고사를 보고 오면 엄마는 늘 꽃다발과 편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셨다.
수고했다. 고생 많았지.라는 응원.
그때는 그것이 그렇게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 보았을 때, 가장 소중한 기억은 엄마의 편지.
요즘은 편지지를 꺼내어 손 편지를 주고받을 일이 잘 없는데,
색종이로 아이들의 진심을 전해 받는 나는 참 행복한 엄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