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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08. 2022

알뜰폰은 쓰는 게 아니구나

알뜰폰을 쓰고 있다. 정확히 작년 9월부터 본가를 뛰쳐나와 혼자 살기 시작한 날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껴보고자 메이저 통신사 15년 이상을 사용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알뜰폰 요금제로 넘어왔다. 사실 1년이나 사용했기 때문에 무슨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다. 하루 5GB의 용량과 그 이후는 무제한 데이터로 사용했는데 그 요금제는 39,800원에서 만원 할인받은 29,800원이었다. 2년 동안만 혜택 적용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한동안 사용하다가 정말 데이터가 안 터져서 참다 참다 연락을 10월부터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알뜰폰 후기는 긍정적인 후기가 전혀 없었다. 하나 꼽자면 요금제가 저렴하다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점들 투성이었다. 고객센터 연결이 안 되고 자동으로 메이저 통신사에서 누렸던 것들을 수동으로 일일이 하나하나 내가 챙겨야만 하는 것도 상당히 불편했다.


오늘은 정말 10월부터 느린 데이터로 인해 제대로 따지려고 시간을 비워두고 통화를 총 세 번 했다. 결론은 유심을 교체하고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핸드폰 기종의 문제일 수 있다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해댔다. 참고로 22년 10월 중 생산된 아이폰 14 프로를 샀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문제가 있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상담원과 대화가 도무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손이 점점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목소리는 급격히 떨리기 시작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너무 화가 나서 억지로 누르는듯한 기분이었다.


이런 경우가 있었나요?라고 물어본 나는 돌아온 대답에 충격을 받았다. “몇 건 있긴 했는데 그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통신사로 넘어가시거나 했어요. 저희 내부에서는 문제가 생겨 보상이 나간 적은 없습니다.”라고 단언하며 이야기를 했다. 점점 화가 났다. 점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책임자나 관리자에게 이 내용 전달해서 전화해달라고 해라-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일단 보고는 하겠다는 둥 이상한 이야기만 떠들어댔다. 결재를 올려보겠다는 둥 이상한 소리만 해댔다. 도저히 이야기가 통하지 않고 나 자신도 조절이 안 되는 수준까지 화가 났기 때문에 제가 그것까지 알 건 아닌 것 같고 내부적으로 내용 공유하실 거고 저랑 통화한 내용 있으니까 그걸로 공유해서 책임자에게 전화 요청해주세요-라고 끝까지 정중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애썼다. 정말 노력했다.


하지만 거기다 대고 그 상담원은 “다시 한번 내용을 물어볼게요. 이게 유의사항이라서 꼭 물어봐야 해요.”라고 시간도 없고 정신적으로 점점 지쳐가는 고객에게 해도 되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정말 말이 안 통하고 상담이 끝나는 인사도 네- 네- 하길래 나도 그냥 툭 끊어버렸다.


더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생각이 잘 안 난다. 정말 이래서 알뜰폰을 쓰면 안 되나 보다. 10월 17일부터 불편을 무릅쓰고 사용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보상도 없고 여태껏 그런 문제로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 아무런 보상체계도 없고 심지어는 고객님들이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알뜰폰을 다시는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지어는 내가 되물었다. “보상체계나 그런 게 없고 다른 분들이 다 다른 통신사로 떠난 거면 저도 그렇게 떠나라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고 고객님도 소중한 우리 고객님이세요, 저희는 약정기간도 없고 위약금도 없으니 다들 스트레스받지 않고 떠나시더라고요- 라는 말을 듣고 진짜 기가 찼다.


정말 치가 떨리도록 어이가 없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경험이었다. 오죽했으면 귀부터 얼굴 전체가 붉어져서 열기가 다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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