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머리를 다듬으러 영등포로 나갔다. 나가서 머리를 하고 낮술이나 간단히 하려고 돌아다니는데 충격적인 모습을 봤다. 6-70대로 보이는 노인이 음식물 쓰레기통에 기대어 그 안에 있는 음식물을 먹고 있었다. 정확히는 비닐에 싸인 음식을 뜯어서 먹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그렇게 처절하게 살 바에야 포기하고 죽어야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내 눈으로 처절한 현실을 마주하고 내 두 눈으로 지켜보니 그 모습은 실제보다 더욱더 고통스러웠고 보는 것만으로도 치욕스러웠다. 인간이 저렇게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랐고 소름 끼쳤다.
너무 배가 고팠을 수도 있다. 너무 힘든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그 나이가 되어서는 일을 자유롭게 구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지만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나도 은연중에 하는 말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죽는 게 낫겠다”라는 말이었다. 그 말을 할 수 있게 만들 정도로 나에게는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다. 내가 마음이 약한 걸까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충격을 받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