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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04. 2023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 존재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자연스레 부모가 될 준비를 한다. 부모가 되길 바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부모가 될 준비가 덜 되었음에도 아이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을 거다.


모든 사람들은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부모라는 역할도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첫 부모역할을 완벽히 해낼 수 있을까.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과 이해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비단 돈이 많은 집에서 아쉽지 않게 자랐다고 해서 완벽하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돈이 없어도 자식을 행복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거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부모의 자식으로 자랄 수도 있다.


어찌 보면 나는 그 애매한 중간에 끼어서 태어났고 자랐다. 집이 부유하지도 않았고 하고 싶은 것은 없었지만 그나마 피아노, 검도, 기타, 기타 학원 등을 자주 다니긴 했다. 그렇게 보면 정말 아쉽지 않게 자란 것 같으면서도 나는 자존감이 높은 부모의 자식은 아니었다. 항상 주변의 눈치를 받아야만 했고 사립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은근한 왕따를 당했었고 배신을 밥 먹듯 당하면서 자라와서 누구보다도 내향적이고 방어적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있었다.


나의 가정환경은 화목하진 않아도 내가 할 말은 할 수 있었고 감정적으로 대처하진 못했어도 한 집에 있으면서도 가족과의 교류를 내 손으로 차단할 수 있을 정도는 됐었다.


하지만 돈이 무기라고 생각하고 돈으로 자식을 휘어잡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게도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고만 생각이 든다. 돈이면 다 해결이 되는 줄 아는, 돈이 없으면 자식도 아니라는 듯 취급하는 부모는 부모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부모가 자식을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돈이라는 무기를 휘두르며 너는 돈도 없으면서 이것도 못하냐는 말을 들을 것이 아니라 차라리 대들거나 뛰쳐나갔으면 한다. 나는 적어도 집에서 지고 살지는 않지만 그게 완벽하고도 올바른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내 의견을 포기하고 수렴해 버리는 순간 그 관계는 가스라이팅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지금 많은 가족들이 그러하겠지만 그런 자식과 부모가 있다면 다시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낳았다고 자식을 기르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내 자식은 언제까지나 아이라는 몰상식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식의 말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부모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보다 몇십 년은 더 살아서 내 말이 맞다고 하며 윽박지르고 소리 지르고 협박하는 부모들은 부모의 자격이 없다.


자식이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모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난다. 몰상식한 부모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가정폭력을 “너넨 돈도 없으니까 잘해야지”라는 말로 가스라이팅을 해대는 사람들은 정말 사라졌으면 좋겠다.


자식들이 뭔 죄라고.

잘못이라고 한다면 니들이 낳은 게 잘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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