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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17. 2023

잠을 자야 하는데 못 자는 이유

나는 잠을 좀 자야 한다. 아니 오히려 잠이 너무 많아서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잠을 너무 애매한 시간에 자곤 한다. 이미 밤낮이 바뀐 패턴으로 인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이제는 두려워졌다. 보통 점심 지나서 일어나곤 하는데 그 시간에 일어나니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누군가와 같이 일을 하고 있더라도 민폐만 끼치는 삶을 살고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무언가 불안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그냥 아무것도 없이 잘 준비를 한다는 것이 왜인지 모르게 아쉽다. 아쉬움보다는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상황으로 비유하자면 교회에서 수련회를 갔는데 8시 즈음 예배를 마치고 다 같이 치킨에 콜라로 야식을 먹고 1시간 뒤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교회 수련회를 가면 다음 날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늦게까지 노는 것을 막으려고 하고 있지만 지금의 내 상황과 그때의 상황이 똑같은 것 같다.


그냥 자라고 하면 잠을 못 자겠다. 심지어는 잠도 오질 않는다. 애초에 꾸벅꾸벅 졸다 밥을 먹고 자버리니 건강도 나빠질 것 같으면서도 몸이 엉망이 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걸 막을 수가 없다. 요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고관절이라는 곳이 아프다. 고관절이 사실 어디를 뜻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픈 부위를 떠올렸을 때 이상하게 고관절이라는 곳이 문득 생각이 난다.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그리고 발목에서 골반 뼈까지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이상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아픈 곳은 허리다. 허리 디스크라고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나지만 이상하게 6개월 전부터 허리가 뒤틀린 느낌을 받는다. 바닥에 앉아 허리를 곧게 펴고 다리를 앞으로 쭉 펴고 발목을 세우면 허리에 통증이 너무나도 극심하게 온다. 발목을 제대로 펴지도 못할 정도이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약 6개월 전에 정형외과를 간 적이 있다. 거기서는 말로 설명을 해봤자 모르기에 엑스레이를 찍어봤다. 하지만 엑스레이 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의사가 그 이후에 권한 방법은 MRI나 CT였는데 그 두 가지의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일단 통증을 잡아줄 수 있는 약을 먹어보고 판단을 해보자는 거였다. 하지만 그 약을 먹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오히려 더 불편하거나 더 뼈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떠한 정형외과도 가질 않았다. 나는 보통 커버를 씌운 침대에서 자면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맨바닥에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거나 내 키보다 좁은 소파에서 앞뒤로 돌아가며 옆으로 새우잠을 자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렇게 자는 것이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그렇게 자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는다.


어디선가 봤을 때 옆으로 새우잠을 자면 허리가 뒤틀려서 무릎 사이에 베개라도 받쳐서 자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아픈 것은 매한가지다.


언제까지 허리가 아플지는 모르겠지만 허리가 아픔으로 인해 물건을 들 때도 불편하고 이상하게 아픔과 불편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애매하게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극심하다. 병원을 가봐야 할 텐데 지금 당장 돈이 없기에 병원에 가서 3-40만 원씩 쓰는 것이 부담이긴 하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돈이 없는 시기이다. 돈이 많아질 때는 있었을까 싶지만. 8월을 20만 원으로 버텨야 한다. 외식을 하고 싶지만, 밖에서 사 먹고 싶지만 그것을 누구보다도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쉽지가 않다.


땀을 흘리고 돈을 버는 행위를 했으면 밖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을 하는 게 익숙한 나는 그런 유혹들을 거절하기가 참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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