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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14. 2023

나이가 드는 게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도 안다. 인간은 젊을 때도 있고 늙을 때도 있다. 하지만 유달리 나는 늙는 게 무서워진다. 벌써 30대를 맞이했지만 나보다 나이를 더 먹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것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다. 궁금하다.


30대를 지나고 40대가 되고 50대가 되면 머리가 희끗해지는 나이가 될 텐데 그 나이가 되어서도 마냥 술을 먹고 다닐 수는 없을 테고 건강관리도 할 것이고 취미생활도 할 것이지만 지금 나에게는 와닿지가 않는다.


나는 이미 죽음을 배제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죽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이런 죽음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장 아빠가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죽음으로 내몰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죽음이 무서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낡고 늙는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진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드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어떻게 해야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 수 있을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아빠의 사태를 보고 간장약을 먹고 간에 좋다는 약을 먹었지만 결국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약을 먹어서 버틴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인 술을 끊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나에게는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다. 어떤 것을 바라보면서 버텨야 하는지 모르겠다. 인간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동안 재미없는 삶을 버티고 사는지 모르겠다. 술이 없는 삶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이 술뿐이라면 술이 없다면 어떤 목적으로, 어떤 것을 바라면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는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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