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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11. 2023

이 나이에 다른 일은 뭘 해야 할까

지금 하는 일은 굉장히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매번 한다. 항상 누군가에게 굽신거려야 하는 상황도 싫거니와 본질 자체가 탄탄하지 못한 유리와 같아서 오래 할 수 있을지는 자기 자신에게 되물어봐야 할 정도로 일의 리스크는 너무나도 크다.


그런 와중에 돈은 돈대로 벌고 재료비는 재료비대로 나가고 막상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더 많이 지출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한 번씩 들기 시작하더니 이런 일을 계속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고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동의를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도 남들 밑에서 명령을 받는 것이 누구보다도 싫었다. 지금도 싫다. 그래서 나는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었다. 물론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내 판단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에 망해도 내 탓, 성공해도 내 탓이다. 물론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나는 누구보다도 위험한 것을 잘 감지하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종종 닥치지도 않은 일에 불안함과 무서움, 공포를 느끼며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무서워하거나 발만 동동 구르거나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잃을 때가 많다. 하기사 내 판단과 결정으로 성공과 실패로 나뉜다고 생각하니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이 일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채 되질 않았다. 그래서 더 불안할 수도 있고 더 무서울 수 있다. 남들에게 굽신거리고 입맛대로 구는 사람들의 등쌀을 이겨내야만 하는 그런 상황들이 너무나도 지옥 같고 괴롭다. 자존심마저 상할 때가 많다.


사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일을 계속하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이 일을 마무리 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만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더욱더 고민스럽고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겠다.


내가 자취를 시작한 뒤로 건물 1층에는 편의점이 있다. 매일 편의점에 들러서 술을 사고 마실 것을 사니 편의점 점주님과 왕래가 생겨 어느덧 단골이 되었는데 하루는 점주님이 지금 하는 일이 있냐, 어떤 일을 하고 있냐, 그 일은 오래 할 수 있냐는 등 질문을 만날 때마다 하셨다. 그렇게 몇 번의 왕래가 더 있고 난 후 점주님은 나에게 한 번은 일이 없고 매일 술만 마시는 백수라고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바를 구하고 있다면서 일을 하지 않겠냐고, 지금 하는 일이 없냐고 물어봤다.


또 다른 한 번은 나에게 편의점을 운영하면 잘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편의점 좋은 자리가 하나 났는데 편의점 운영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들었다. 나와 점주님의 관계는 아무것도 없다.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편의점 운영을 하면 잘할 것 같다는 말을 하셨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infp인 나는 저 말을 들은 이후로 부담감이 생겨서 잘 못 가겠다.)


이 말을 점주님에게 하지는 못했지만 여기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안은 너무나도 감사드리나 제가 하루살이처럼 살아온 탓에 모아둔 돈은 보증금 500만 원과 현금 200만 원 정도밖에 없고 5년 정도의 제3 금융권의 족쇄로 인해 대출까지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편의점이건 사업이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그래도 알바 제안부터 편의점 운영 제안까지 참 신기한 경험이긴 하다. 나를 어떻게 보셨길래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신기한 상황들이 나에게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호, 나름 조금 뿌듯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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