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Dec 11. 2023

허리 디스크가 생겼나 보다.

이유는 모르겠다. 몇 개월 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허리가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기에 허리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다. 그리고 가끔씩이었지만 허리 디스크가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허리 디스크가 생기고 수술을 할 정도로 아픈 걸까?'라는 생각을 혼자 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아직까지도 허리 디스크가 온 건지 오지 않은 건지 알 수는 없다. 병원을 아직 한 번도 가질 않았기에. 정형외과를 가서 MRI와 CT를 찍어봐야 알 수 있는 게 디스크라고 하는데 그 각각의 진료를 받게 된다면 내가 지불해야 하는 돈이 어마무시할 것이기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엑스레이로는 디스크를 판별할 수 없어서 결국 MRI와 CT를 촬영해야 한다고 한다.


본가에서 지낼 때 안 그래도 허리 통증과 손목 통증이 있기에 엑스레이를 촬영해 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엑스레이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약을 먹었지만 차도는 없었다. 단순히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으려고 상체를 숙이는 자세조차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어렸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세였고 통증은커녕 아픔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었다. 아마도 올해부터 이런 증상이 생겨난 것 같은데 이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병원을 갈 예정이다.


물론 내가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10년 전 즈음부터 실비보험료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실비 보험에 대한 보상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그동안 아팠던 적도 없고 입원을 해본 적도 없다. 그나마 내가 다닌 병원이라고는 정신과, 정신병원밖에 없었어서 그것은 또 보장을 받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나한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상태로 돈은 계속 지불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심지어 오래전 들었던 실비 보험이라 한 달에 8만 원이라는 돈을 내고 있다. 물론 지금은 내 돈으로 내고 있지는 않고 대체 보험료라는 명목으로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납입해 두었던 돈으로 매달 대체로 납입이 되고 있는 것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떠한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한테 접근했던 보험사 직원들도 믿을 수 없다. 엄마랑 함께 길게는 10년 이상 같이 교회를 다닌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들을 믿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이 엄마 옆으로 와서 보험을 들어야 한다는 둥 부추기니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짜증 나긴 했지만 그런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의식 같은 게 아닐까 하고 포기하긴 했다. (마치 아는 지인의 집으로 가서 방문판매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해서 돌아오는 평일에는 병원을 다녀올까 한다. 허리 디스크가 확실한 것 같긴 하다. 맨바닥에서 잠을 몇 시간만 자더라도 허리 통증이 극심하고 허리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통증 때문에 자면서 깨는 경우도 허다했고 잠을 못 자서 일어나려고 할 때는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서 고양이 자세를 하면서 몸을 풀어주거나 해야 한다. 이제는 맨바닥에 앉아서 간이 책상을 펴고 노트북을 하는 것조차 통증이 생길 정도이다.


30대가 되니 몸이 하나 둘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물론 보험이란 개념이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내가 걱정되는 것은 내가 정말 아플 때 보장을 받지 못해서 내 꽁돈이 나간다는 것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내 허리를 치료하는 것은 내 돈으로 해결해도 되는 일이지만 돈을 고정적으로 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밥을 한번 덜 먹으면 될 일이고 외식을 한번 덜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아낀다고 한들 월세를 내고 관리비를 내고 병원 한 두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통장은 텅장이 될 뿐이다. 나는 이런 소소한 글을 쓰는 게 좋은데 결국 돈이 되지 않으니 걱정이 많다.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할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