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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Dec 14. 2023

솔직히 늙는 게 무섭다.

늙는다는 게 인간이라면 느껴야 할 감정이겠지만 나는 유독 늙는다는 것이 무서워진다. 늙어간다는 것이 죽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무섭게만 느껴진다.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긴 하지만 쉽게 늙는다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모르겠다. 그냥 늙는 게 무섭다. 늙어서 죽는다는 게 너무나도 무섭고 겁이 난다. 세상을 살아가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나도 저렇게 되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굉장히 무섭다. 저렇게 늙으면 저렇게 옷을 입어야만 하고 저렇게 머리가 까지고 저렇게 아무것도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살아가야만 하는데 나는 벌써 30대이다.


물론 30대가 늙었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젊디 젊은 나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이미 죽음과 가까운 나이라고만 생각이 든다. 30대를 지난 사람들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걸까? 나는 벌써부터 늙어가는 것이 무서워서, 겁나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고 있다.


물론 30대라서 죽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지만 20대를 거치고 나니 30대가 되고 난 이후에 몸에 이상 징후가 많이 생기긴 했다. 허리 디스크가 터졌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아직 병원을 가지 못해서 알 수는 없지만 샤워를 하지 않고 머리를 감으려고 허리를 숙이면 그 상태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10초, 20초를 버틸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통증이 계속해서 허리에 전달이 된다.


처음에는 그런 상황에만 허리에 통증이 닿았지만 이제는 잠을 잘 때도, 좌식으로 앉아서 식사를 할 때도 허리 통증이 극심하다. 버티지 못하고 양쪽으로 기지개를 켜는 듯이 스트레칭을 해야만 아주 조금 나아지는 수준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이제는 허리를 구부리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제는 어디에 앉아있더라도 허리를 바르게 펴고 앉아야 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미치겠다. 이게 내가 원한 죽음과 가까워진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나 둘 아프기 시작하니 죽음과 가까워졌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벌써 이렇게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세상의 속셈일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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