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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Feb 05. 2024

나도 모르게 지친다 지쳐

나도 모르게 지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모르겠다. 일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조급함에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나는 외부생활을 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내외부생활을 모두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변한 탓일까 알다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한 말이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해결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두려워지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남들처럼 누구 밑에서 일을 하면 한정적인 돈을 벌 수밖에 없다는 말을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처럼 적당히 벌고 적당히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주 5일 몇 시간씩만 근무해도 만족하는 삶이 될 수는 있겠지만 부가적으로 나가야 하는 돈이 많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누군가가 지시하고 명령하는 삶에서는 더 이상 버틸 수도 없고 버텨낼 힘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짜증을 부리거나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혼자 묵묵히 참아오던 짜증이나 스트레스들이 주변인들에게로 방출이 되는 것을 가끔씩 느낀다.


심지어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그렇게 되어버리곤 한다. 나는 남들과 다르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매우, 몹시 예민한 편이라 누군가가 말을 거는 것도 싫어했고 심지어 아침에 엄마가 밥 먹으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할 때도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나도 주체성이라는 게 있는 인간이고 그럴 나이도 되었는데도 자꾸만 나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처럼 들렸었다.


그래서 나이가 먹을 만큼 먹은 지금까지도 반복되는 말을 싫어한다. 예를 들면 밥 먹어라- 밥 먹으라니까? 밥 먹으라고! 같은 반복적인 말이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똑같은 말은 두 번 이상 들으면 곧장 스트레스로 직결된다. 한번 말해서 안 들으면 듣기 싫어하나 보다 하고 무시하면 될 일 아닌가. 사람들은 끝까지 본인이 하는 말을 따라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말을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런 게 너무나도 싫다. 금방 지치고 짜증 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하루가 다르게 지쳐가는 것 같다. 돈도 없고 일도 없고 일이 있더라도 남들이 다 좋은 일을 가져가고 남은 자투리 일만 아등바등하면서 먹고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지옥 같고 괴롭고 죽어버리고 싶다. 그래서 그 상황을 달리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직접 하거나 발로 뛰거나 해야 할 텐데 이 이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더 무기력함이 강해지는 것 같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많은 마케팅 홍보 회사에서 전화가 왔었다. 신규 업체이신 것 같은데 홍보가 필요하실 것 같아서 연락을 드렸다부터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서 귀찮게 하는 업체까지. 인스타그램 활성화 계정으로 만들어준다는 회사는 그 비용이 7-80만 원 정도 된다고 하였지만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그건 업체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했는데 어디서는 15만 원까지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류애가 매일 그래왔듯이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결국 이 세상은 남을 등쳐먹거나 밟고 일어서야만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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