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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Feb 08. 2024

간에 좋은 약이 뭐가 있을까

어느덧 5만 원이나 주고 산 간장약을 다 먹어간다. 몇 알 남지 않은 것 같아서 한 알 한 알 세어보니 딱 10알이 남아 있었다. 이 약을 2개월 전쯤 구매할 때 해외직구로 구매를 해야 한다고 하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구매를 했다. 하지만 구매했던 곳에서는 해외직구가 조금 늦어진다는 말이었다. 보통 홈페이지에 써둔 직구 기간을 보면 보통 7일이라고 했지만 7일을 넘겨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게 너무 화가 났다.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 한번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매번 배송이 늦어질 때마다 고객한테 연락을 다 돌릴 수 없는 노릇이겠거니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났다. 이미 간이 맛탱이가 갔다고 느꼈던 걸까? 괜히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약을 챙겨 먹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 더 기다린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 생기는 건 아니었지만 괜히 조급해졌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약을 두어 달 먹었다.


그렇게 약을 먹으면서 내심 기대했다. 약을 먹으니까 조금 더 술을 마셔도 괜찮지 않겠나 하는 생각. 그래도 그렇게 약을 먹으면서도 간이 회복되는 듯한 느낌은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하긴 마시는 양이 있는데 고작 영양제 먹는다고 금방 회복이 될 리는 없었다. 그렇게 될 일이었으면 우리 아빠는 간경화로 돌아가시진 않았겠지. 적어도.


그렇게 지금 다시 약을 주문할 때가 왔다. 이 약을 다시 먹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약을 먹어보는 도전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정말 별 것 아닌 고민이지만 시중에 돈이 없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고민이 많이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약 하나 고민하는 내가 참 바보 같고 등신 같기도 하다.


어떤 약을 먹더라도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지기만을 빌 뿐이다. 요즘 유튜브 알고리즘이 미쳤는지 자꾸만 영양제와 병 증상에 대한 유튜브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몇 개월 전부터 허리 통증이 극심해서 세면대에 머리를 숙이고 머리를 감는 간단한 자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리가 아프다. 하지만 아직 정형외과를 가보지도 못했다. 나는 단순히 디스크가 생긴 거겠지 아니면 항상 맨바닥에서 이불만 깔고 자다 보니 허리가 뻐근한 게 아닐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지만 유튜브에 갑자기 나타난 영상은 췌장암에 걸려도 허리 통증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내가 지금 딱 아픈 곳인 허리뼈가 시작되는 구간이 구부리고 앉아있을 때 가장 아프다. 췌장암은 의사들도 가장 무서워하는 암이라고 한다. 손을 쓸 수가 없는 암이라고 해서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CT를 촬영하거나 MRI를 촬영해야 한다고 한다.


돈은 없는데 아픈 곳은 계속 나타나는 것 같다. 어쩌면 좋을까. 이러다가 정말 암에 걸리는 건 아닐까? 아니 이미 걸리지는 않았을까? 내 앞으로 되어있는 보험은 보장이 좋지 못해서 암에 걸려도 얼마 나오지도 않고 사망 보험금도 얼마 안 된다.


여러모로 글을 쓰다 보니 큰일이 된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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