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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13. 2024

누군가는, 그 누군가는

누구라도 나를 구원해주지 않을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자존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 나 죽을 것 같으니 살려주세요-하고 누구에게라도 붙잡고 매달려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믿었던 것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끼고 돈까지 잃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나는 그 누군가에게 내가 잘했다고 말을 할 수도 없고 이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도 말을 하지 못한다. 그저 묵묵히 아무 말 없이 돈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만 볼 뿐이다.


어릴 때만 해도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사실 그렇게도 생각하지 않았고 돈은 그저 부가적인 요소일 뿐이었고 돈이 없어도 충분히 살아낼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졌던 20대와는 달리 30대가 되어보니 돈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었다.


돈을 벌지 못하면 밥도 먹질 못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을 누릴 수 없었다. 취미는커녕 월세와 생활비로 모든 돈을 날려댔고 일이 없는 날엔 돈이 들어오질 않아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 내 가족에게는 손을 벌릴 수 없으니 나 혼자라도 어떻게 버텨야만 하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벌인 일이니 내가 해결을 해야만 한다. 밥 생각도 없고 음식 생각도 없다.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술이라도 왕창 먹고 이 기억을 잊고 싶다는 그 생각 하나뿐이다.


내가 돈이 없어서 그런지 생각과 고민이 많아졌다. 더 이상 이 인생을 살고 싶지 않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내 머릿속을 지배해 버린 생각은 그 생각 딱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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