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Jun 21. 2024

에어컨을 24시 가동한다고 한다.

이런 글을 작성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당황스럽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에어컨이 24시간 가동되지 않아서 더워서 죽어버릴 것 같다고 글을 썼다. 그리고 일어나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울 반대편에 있는 오피스텔 안내사항을 무심코 봤다.


그 위치에 있는 내용은 항상 봐오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바뀐 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그걸 오늘에서야 확인했다. 다름 아닌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확인하고 참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덥다고 열을 내면서 씩씩대고 글까지 썼는데 갑자기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한다는 내용을 보고 민망했다. 물론 아파트에서는 24시간 공급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고 더워서 에어컨을 못 켰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24시간 가동하지 않으면 선풍기도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기세나 냉방비를 폭탄 맞기 때문에 틀지 못하는 것이지만 내 의지로 에어컨을 틀 수 없다는 게 너무 화가 났었던 것 같다. 그 안내사항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그래 이게 맞지'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오피스텔이 돌아갈 수 있는 이유는 사람이 있어서인데 그 선택을 사람이 하지 못하고 건물의 관리지침대로 운영하는 게 말도 안 됐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24시간 냉방을 가동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못 트는 게 사실이다. 냉방비 폭탄을 맞기 싫기 때문에 껐다 켰다를 반복하고 최대한 선풍기로 버텨보려고 하지만 요 며칠은 정말 너무 더워서 열대야를 제대로 느꼈던 것 같다. 집이 넓지도 않지만 해가 너무 잘 들어오는 위치에 있어서 그런가 건물 자체가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강제로 오븐에 넣고 굽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자기 전에 블라인드를 항상 내리고 자야 한다. 블라인드를 내리지 못하면 그날 오전은 정말 고통스러운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정말 해가 너무 뜨거워서 오전에 자다가도 잠결에 그나마 해가 들지 않는 곳으로 움직이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할수록 잠을 자기가 어려워진다.


아무튼 해가 잘 드는 집은 이번 집이 처음이라 적응이 영 되질 않는다. 서울 신림에서 살 때만 하더라도 창문을 열면 바로 옆집 건물이 보이고 해는 들어오지 않아서 집이 항상 우중충 했었다. 그리고 옆 집과 거의 붙어있게 공사를 한 탓에 누워서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옆 집 사람이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소리까지 얼핏 들릴 때가 있었다.


그런 삶을 살다가 강아지도 키우고 해가 너무 잘 들어와서 오히려 잠을 방해하는 수준의 집은 처음이기에 아직까지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7월 중으로는 이사를 가거나 본가로 들어가야 하는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사주 보시는 분이 이 사람은 삼재 중에서도 가장 안 좋다는 삼재에 걸렸다고 했다. 올해까지는 여러 가지로 힘들 거고 내년부터는 조금씩 풀릴 거라고 하는데 그 말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매 해 지나는 걸 보면 올해가 가장 고통스럽고 힘들다. 어떤 문제에서라도.


과연 사주대로 될 것인가 아니면 요절해서 인생을 끝낼 것인가 궁금해진다.

작가의 이전글 왜 에어컨이 24시가 아닌 건데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