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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05. 2024

더욱더 예민해진 나 자신

요즘 성격도 너무나도 날카로워졌고 예민해졌다. 기존에도 예민하고 날카로웠지만 유난히 날카롭고 예민해졌다. 정말 자신이 증오스러울 정도로 까칠해진 게 느껴진다. 너무 싫다. 일을 하다 만나는 다른 사람들의 성격을 보면 저 사람의 성격을 정말 닮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예민하지 않고 곰처럼 웃어넘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그 비교의 대상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을 놓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면 높은 확률로 많은 사람들이 될 수 있다. 그 정도로 나는 예민하고 유별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내가 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내가 틀렸을 때도 있고 내가 실수할 때도 있다. 어찌 보면 능력 없이 무능한 인간일 수도 있겠고 30대 중반이나 된 사람이 방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물론 나의 엄마는 이런 내 모습을 싫어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평생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사람이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에 '나'라도 이해를 해줘야겠다는 말을 듣고서는 마음이 굉장히 울컥해졌던 때가 있다.


삶을 살아가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항상 불평불만에 이놈의 예민한 성격 때문에 모든 걱정과 근심, 불안, 초조함 등 모든 부분에서의 감정들을 하루하루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딱히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전부 무섭기만 하고 더더욱 나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서 결국 누군가 절벽 아래로 밀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 그런 느낌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차라리 이렇게 매일 고통스럽고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은 나날이 반복될 것이라면 누군가 나를 밀어줬으면 좋겠다. 남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기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쓴소리나 상대방이 기분 상할 것 같은 말들은 절대 하지 않고 살았는데 그렇게 살다 보니 속에서 고름이 생겨난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차라리 내가 상처를 받는 편이 더 마음이 편하다.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나 혼자만 답답해하면 끝날 일이고 누군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나 혼자만 어느 정도 참고 헤아리려는 마음만 있으면 될 것처럼.


내년에 친누나가 남편 될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살다가는 화병으로 올해 안에 죽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불안해서, 생각이 너무 많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고 항상 뇌를 쓰고 24시간 365일 머리가 쉬지 않고 가동되는 느낌이다. 그 언젠가라도 과부하가 와서 언젠가 한 번쯤은 쓰러질 수도 있겠지. 돈도 없고 돈을 벌 자신도 없고 용기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차라리 죽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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