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Jul 08. 2024

미래가 도무지 그려지지 않는다.

도무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미래가 그려지질 않는다.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해서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당장 가지지도 않은 돈으로 창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 살아날 방법이 없다. 확실히 없는 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없는 건지 있는데도 내가 방관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브런치에서 글을 쓴다고 내심 좋아했고 다른 사람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었다.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고 감성과 감정이 그득한 사람들은 세상천지에 널리고 널렸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내가 글을 쓰면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나 자신이 너무나도 못났고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점점 글 쓰는 행위를 떠나 모든 것에서 의욕과 의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밥을 먹지 않고 하루에 겨우 한 끼만 먹더라도 버틸 수 있는 지경이 되어버렸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겨우 청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걸 사업으로 아니면 나만의 작은 용돈벌이로라도 하고 싶었지만 추진력이 없는 걸까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렇게 한다고 한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자친구와 같이 일을 하면서 3일 내내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 마무리를 다음날 새벽 1-2시에 마무리를 하다 보니 3일째 육체 과부하가 와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겠다고 깝죽거리다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정말 너무나도 괴롭다는 감정을 몇 번이나 느꼈지만 결국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잠들기 전에는 꼭 해야 하는 일과가 되어버렸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정말 술과 이별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지만 술을 끊으면 내가 정말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술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내가 일상을 긍정적으로 느끼거나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이 없고 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감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일상은 돈이 아주 많아서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마시고 살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사는 삶이 아니다. 그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이렇게까지 매너리즘이 온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일과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이 동일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해결할 수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30대에 모아둔 돈이 보증금 포함해서 천만 원도 안된다는 사람을 누가 환영할까. 이 사회도 세상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조금씩 모아서 조금씩 쓰고 그렇게 살다가 죽는 게 인생이라면 나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자신이 있다. 사실 용기와 걱정, 불안은 내가 죽기 전까지 나를 따라다니고 나를 괴롭히겠지만 나는 어떻게 대처할 방법을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정말 병이라도 걸려서 죽는 편이 나으려나.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이야기만 해대지만 정말 죽을 수 있는 날이 오면 나는 망설이겠지만 결국 더 이상 삶을 살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릴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있을 아빠와 내가 이런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엄마는 이 글을 발견하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실까. 죄송하다. 내가 이렇게 되라고 기도하면서 키운 게 아닐 건데 참 30대가 되고서야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부모님에게 쓰이는 마음과 감정의 수준이 20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엄마는 건강했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사회생활에서 힘들어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혹여라도 세상을 떠날 수 있거나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렇게 많이 슬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누구보다도 엄마를 좋아했고 엄마를 사랑했다. 다시 태어나도 아빠는 몰라도 엄마는 다시 나의 엄마가 되어달라고 편지까지 썼을 정도니까.


인생 살기가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그게 다 내가 노력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서 안일하게 살고 있어서 하늘이 나에게 주는 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20년 동안 다니던 교회를 다니지 않아서 받는 벌이라고도 생각하지만 그건 결국 내가 버텨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지만 이렇게 버티다 버티지 못하게 되면 한 순간 모든 것을 내려두고 사라질 것 같아서 그게 더 무섭긴 하다.


이제는 회복도 불가능 한 지경까지 이르렀다. 큰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더욱더 예민해진 나 자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