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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라 Dec 16. 2018

하나 그리고 둘, 셋, 넷과 다시 아무도 없는 제주바다

film photograph








이상과 현실 사이의 커다란 간극을 느끼며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그만

어라, 하는 사이 끝나버리고 마는 게 삶일까? 


근 몇 년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그 꿈결 같은 달콤한 미래의 토대를 마련해두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해내야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삶의 아이러니를 억지로 떠안은 채 말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들을 향한 다짐은 기약도 없이 

저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기울어진 지평선 쪽으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다.


바닷물을 억지로 들이마신 듯 속이 맵고 짜다.  

아무 생각 없이 풍덩, 하고 뛰어들기엔 

발끝에 닿아있는 모래가 너무 퍼석하고 까끌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도 종종 그러했지만 

특히나 이번 글에는 기울어진 채로 

구도가 불안정하게 찍힌 사진이 유독 많다.

뷰파인더로 보았을 땐 분명 수평이 맞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현상하여 스캔해보고 나니 또 다르다. 

매번 생각과는 다르게 나아가는 우리의 하루하루처럼.


필름은 잘도 

그런 혼란한 마음들을 비추어 반영해내곤 한다.

어쩌면 거울보다도 더. 

















































































































그러던 중 자그마한 갈색 돌 같은 꼬마들이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어왔다.















자유분방한 꼬마들의 몸짓에 반해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손은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댔고.











이물異物. 마치 돌에서 흘러나온 고름처럼. 









푸른 '밭'처럼 보이지만. 


























사랑스러운 <하나 그리고 둘 그리고 셋 그리고 넷>이다.
































다시

아무도 없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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