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photograph
이상과 현실 사이의 커다란 간극을 느끼며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그만
어라, 하는 사이 끝나버리고 마는 게 삶일까?
근 몇 년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그 꿈결 같은 달콤한 미래의 토대를 마련해두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해내야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삶의 아이러니를 억지로 떠안은 채 말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들을 향한 다짐은 기약도 없이
저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기울어진 지평선 쪽으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다.
바닷물을 억지로 들이마신 듯 속이 맵고 짜다.
아무 생각 없이 풍덩, 하고 뛰어들기엔
발끝에 닿아있는 모래가 너무 퍼석하고 까끌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도 종종 그러했지만
특히나 이번 글에는 기울어진 채로
구도가 불안정하게 찍힌 사진이 유독 많다.
뷰파인더로 보았을 땐 분명 수평이 맞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현상하여 스캔해보고 나니 또 다르다.
매번 생각과는 다르게 나아가는 우리의 하루하루처럼.
필름은 잘도
그런 혼란한 마음들을 비추어 반영해내곤 한다.
어쩌면 거울보다도 더.
그러던 중 자그마한 갈색 돌 같은 꼬마들이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어왔다.
자유분방한 꼬마들의 몸짓에 반해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손은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댔고.
이물異物. 마치 돌에서 흘러나온 고름처럼.
푸른 '밭'처럼 보이지만.
사랑스러운 <하나 그리고 둘 그리고 셋 그리고 넷>이다.
다시
아무도 없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