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photograph
경주여행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
나란히, 나란히
어째서 무덤을 보고 있는데 편안한 마음이 들까?
무덤이란 것이
둥그렇고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일까?
조금 어두워졌다고 느꼈을 때
무덤보다 키가 작은 가로등들이 일제히 불을 밝히며 켜지는 모습이 마치 이벤트 같았다.
물살이 급하게 꺾이며 휘몰아치는듯한 역동성이 있었다.
산타 복장을 한 강아지와 빨간 패딩을 입은 중년의 여자.
빨간 옷을 입은 검은 개와 하얀 개를 마주쳤다
서서히 깔리는 어둠
그 커다랗고 어두운 무덤가 아래에서
터벅터벅 느릿한 걸음으로
나란히 걸어가던
흐릿한
세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