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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킴 디자인 Nov 11. 2024

[현대무용] Made of Space

2024 서울 세계 무용축제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24)의 초청작 중 하나인 스페인의 현대무용단 GN | MC의 작품, <공간으로 이루어진 (Made of Space)>을 관람하였다.


이 안무 단체는 스페인과 레바논의 안무가 듀오가 이끌고 있으며, 시간과 무한 개념을 탐구하는 시리즈 공연을 주로 해왔다. 3부작 중 마지막인 이 작품은 2022년 공연 예술 비평가상에서 최고의 안무상을 받은 바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yKOlewTxMI




무대


무대에는 흰 스크린이 나선형으로 드리워져 있다. 마치 연속되는 물결과 미로의 한 부분을 상기시킨다. 댄서들이 스크린 뒤에서 등장하면 마치 시간의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이것은 시간의 겹이 되어 댄서들의 그림자를 투영하기도 한다(아래 사진).


극의 리듬과 긴장을 더하는 마림바와 드럼 연주자가 무대의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좌: 무대 우: 스크린에 비친 그림자  (모든 사진 출처: gn-mc.com)



움직임


적막 속 제자리 돌기를 계속하는 댄서, 그녀는 스크린의 테두리에서 서성인다. 최면적이라고 할 만큼, 신체는 휩쓸려가고 걸음은 뒷걸음질이다.


창백한 푸른색의 옷을 입은 7명의 댄서가 모두 나타나서 서로를 중력처럼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마림바와 드럼 소리는 박진감을 더하고, 그룹은 점프와 들어올리기, 던지기, 회전 등 곡예적인 움직임을 이어간다.


타자와 함께시간을 탐험한다 (무대 뒤에서 울려퍼지는 마림바 사운드)



군중의 대열로 한명을 들어올리고 휘몰아치듯 회전시키다



군중에 의한 추앙,  파도를 넘듯 이어지는 리프팅. 무대의 중앙에선 히어로가 탄생하다



자유의지의 사라짐과 군중심리



움직임의 반복과 변형은 궤적을 그리면서 경계를 형성하고 무대 밖의 소리는 공명하면서 영역을 생성한다. 대열은 흩어지면서 각각의 신체로 행동하다가 다시 군집하는 패턴을 보인다.



공간의 상징성


무대는 댄서들의 동선으로 중앙과 변방으로 나뉜다.


큰 동작이 오가는 중앙에서는 시선의 집중이 이루어지지만, 자발성보다는 비자발성에 가까운 몸짓을 볼 수 있다. 댄서들은 격렬한 동작을 보이고 한 명을 추앙하는 모습으로 치켜올리다가 이내 내동댕이치기도 한다. 앞을 보지만 걸음은 뒤를 향한다. 몇몇은 달리기에 집중한다. 의도적인 움직임과 타자에 대한 응시로 긴장감이 감돈다.


테두리(변방)에서의 댄서들은 ‘생각과 판단‘이 사라진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정형화되지 않은 스텝, 자연스런 시선이 오간다. 작위적이였던 중앙과 차이를 보이는 공간이다.


극의 후반에 무용수들은 중앙의 한명을 끄집어내어 바깥으로 이동시키기도 한다.


 


리뷰


이 작품은 댄서들의 에너지가 인상적이었다. 유려하지만 역동적이다. 극의 후반에는 선명한 전자음악이 흐르고 댄서들은 경계 없이 움직인다.


존재론적 안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공연은 은유로 가득한 추상성과 예술성을 모두 내포한다. 해석이 열려있기에 더욱 매력적이며, 스페인의 열정적인 움직임과 약동하는 생명력이 더하여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GN|MC 의 안무가 듀오, 기 나데르(레바논) & 마리아 캄포스(스페인) © Daniel Dömöl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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