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밥

by 원은미


어정쩡한 발걸음

침묵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무표정으로 벽과 마주 앉는다


주위의 시선에 무뎌져야 하는 시간

벽에 걸린 메뉴판에 눈길 한 번 주고

익숙한 이름 부른다

어색함을 감추려

핸드폰 세상을 뒤적인다


뽀얀 알갱이들이 뿜어내는 유혹

스멀대는 코와 눈 숨기며

숟가락질이 조심스러운

고개 숙인 생명의 연약함

때의 시간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등 뒤에서 벌어지는

삶의 애환들

간간히 들려오는 웃음소리

무관심으로 덮은 외로움이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

포만감으로 위로를 받으며

어깨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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