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부족한)내가 너무도 많아...서...
제게도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요. 그 일을 하려면 대학에 다시 가야해서 요즘 편입학원에 다니고있어요. 사실 굳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기왕 가는거 좋은 대학에 가고싶더라고요.
학원생들과 띠동갑이 넘는 나이차이라 볼 때마다 민망하고 멋쩍긴한데 속으로 '어쩌겠어(우씨)' 라고 삼키며 매일 당당한(척) 모습으로 등원하고있어요.
근데 공부라는 게 참 쉽지 않네요. 열심히 공부한 지 몇 달 안 되긴 했는데 성적은 제자리 걸음이에요. 처음 한두달은 그럴 수 있다 생각했는데 세달째 아니 세달 넘게 같은 점수인 걸 보니 가슴이 착잡해요.
그래서 학원 선생님과 상담도 받고 스스로 자문자답한 결과, '기초가 너무 부족했다'가 결론이에요. 부족한 기초를 이제서야 조금씩 메꾸기 시작하니 영어 중에서도 어려운 영어지문들로 이루어진 편입시험 점수가 오르질 않는 것 같더라고요.
뭐... 제가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한 것일 수도 있겠죠...?(그래서 인강도 듣고있긴해요. 투뤠잇이지만...☆ )
실제로 쉬운 문장으로 구성된 학원 자체시험은 꾸준히 점수가 오르는 편이에요.
하지만 소용없죠..크흡..기출 점수는 큰 변동이 없네요.
그래서 매일매일 속상한 마음 부여잡고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그래도 공부해야지, 그래도 하고싶은 일 한다고 온 거니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요.
이제 시험까지 한달정도 남았는데요, 결과에 상관없이 가장 크게 얻은 게 있다면 '나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거예요
머리털 난 뒤로 뭔가를 열심히 해본 적도 없고 그러니 당연히 공부 역시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엉덩이도 꽤 오랫동안 붙어있고 또 나름 열심히 했어요.
뜻하지 않는 결과를 받는다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게 올 한 해 목표인데, 여름부터 지금까지는 나름 지켰어요.
(연초~여름은 놀았읍니다...)
남은 시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아니, 해낼 거예요. 이제 더이상 열심히 하지 않아 후회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점수도 오르면 좋겠는데 모르겠어요. 요즘 자신감이 가장 바닥이거든요. 지난주 자른 머리도 마음에 안들고 입을 옷도 신발도 없고 점수도 안 오르고 참 여러모로 자신감 업할 구석이 없어요. 흑흑..
그래서 시험 끝나면 바로 살 빼고 피부과 갈거예요.
(내년에 리즈 될 예정)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밝고 씩씩한 척 하는데 제게 진짜 밝음을 주는 건 제 믿음(신앙)과 글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최애 작가는 한동일 작가님 그리고 시인은 박노해 시인(님?) 이신데요.
(왜 시인에게는 시인님 이라고 안할까요?)
박노해 시인의 시 중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라는 시가 어제의 저를 일으켜줬어요.
이따 집 가는 길에 또 오늘의 저를 일으킬 문장을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