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학번이었는데요 24학번이 됐습니다.
간호사의 꿈을 안고 (두번째로) 들어온 대학!
편입이라 학적은 3학년, 학번은 24학번이지만 2학년 강의를 듣는 중이다. 전공을 다 채우려면 3년을 꼬박 다녀야 하는 긴 여정.
사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시설과 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라떼와는 다름을 느끼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입학하기 전에 MZ들이랑 어떻게 지내지...(사실 나도 어엿한 MZ세대긴 함) 싶어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할만큼 다들 너무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다. (아직 개강 3주차이긴 하지만...)
개강 3주차. 지금까지 내 대학생활을 리뷰하자면
1. 다들 왤케 열심히 공부해?
무슨 일입니까 이 학구열?
내가 사는 기숙사 1층에는 통유리로 된 스터디카페가 있다. 그래서 왔다갔다할 때마다 오늘은 몇명이나 공부하나... 지켜보곤 하는데 세상에.. 다들 왤케 열심히 공부하는거예요?
지금 개강 3주차인데 개강 1주차부터 이른 아침, 늦은 저녁, 주말 상관없이 왜 공부하는거냐고요...
다들 왜 그러시는건데요..?
진짜진짜 놀랐다.
근데 더 놀라운 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놀라면서 나는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
이 나이에 대학교 다시 왔으면 열심히 해야할 거 아닌가..?
한달 전의 나는 한달 후의 내가 열심히 공부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내 양심... 내 의지... 어디 갔습니까?
2. 온라인으로 시험을 본다고?
아니 그러니까. 당연히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겠지 하고 생각은 했는데 정말 온라인으로 시험보니까 되게 놀라웠다. 정확히 말하면 시험은 아니고 퀴즈 본거긴 한데 무튼 신기해..
09학번일 때는 펜으로 꾹꾹 쓰면서 시험봤는데 태블릿으로 또는 핸드폰으로 시험을 본다니.. 컴퓨터 시험도 아닌데..! 내게는 너무나 생소한 경험이었다.
컨닝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화면을 이탈하면 기록이 남는다고 하니 교수님들이 알아서 잘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
보수적인 사람으로서 온라인 출석보다 온라인 시험이 더 충격이었음..!
3. 20학점 이상 듣는 학생이 없네?
첫 번째 대학 시절엔 졸업 직전 빼고는 늘 19~21학점을 꽉꽉 채워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 친구들은 다들 20학점 이하로 듣는다. 1학년때에도 19학점씩 들었다던데 와...! 이렇게 조금 듣는다고??
간호학과는 수강신청이 따로 없고 학과 사무실에서 시간표를 짜준다. 처음 받은 시간표는 겨우 12학점.
09학번의 패기로 "이거 너무 널널하쟈나?" 싶어 시간표가 맞는 1학년 전공 두 과목을 추가해 총 16학점을 만들었다.
사실 처음엔 19학점 정도는 들어야 대학생답지 않겠느냐며 16학점만 듣게 된 상황을 내심 아쉬워했다.
그런데 정말 뭣도 몰랐다. 16학점 들으면 되게 널널할 줄 알았는데 웃겨... 내겐 16학점도 빡세다...☆
원조 대학 시절과 비교해보면 수강 학점은 줄었는데 체감 난이도와 학생들의 열정은 몇 배로 높아진 느낌이다.
사실 남들이 보기엔 30대에 다시 도전하는 열정 넘치고 똑부러지는 학생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맹꽁이라네...
강의실에 앉아 외계어 같은 의학 용어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맹꽁이라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아서 때로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조차 겁이 나 딴짓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아니고 자주... 아니 거의... 항상... 지금도 공부안하고 브런치 쓰고있음...)
하지만 이 맹꽁이 같은 모습도 결국 내가 이 길을 너무나 진심으로 잘해내고 싶어서 생기는 귀여운 부작용이라 믿어보려 한다.
조금 느리고 생소해도 언젠가는 이 맹꽁이가 멋진 간호사로 변신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 생소한 환경 속에서... 나,,,,,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겠지? (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