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 유병기 (有病記)

원인을 찾아서 (2)

by 징느

혈색소 전기 영동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혈색소 수치도 0.7 올랐지만 저장철과 혈청철 수치는 떨어졌다. 사결과는 정상이라 다행이었지만 빈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치료는 미궁에 빠졌다. 매일 철분을 흡수해도 몸속 어딘가에서 계속 출혈이 발생하고 있었기에 원인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교수님은 소화기영양 교수님의 협진을 제안했다. 2달 후로 소화기영양 진료가 잡혔다.


소화기영양 진료에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알레르기와 대변 검사가 추가되었다. 아이는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적이 없었지만 철 결핍성 빈혈도 증상이 없어도 발생했기에 알레르기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아이의 나이가 어려서 알레르기 검사는 채혈로 진행했다. 어차피 혈액종양 진료에서 채혈을 할 거라 번에 검사를 받게끔 일정을 맞췄다.


2주 후에 다시 병원에 와서 채혈을 했다. 소화기영양에서 진행하는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이 걸렸기에 혈액종양 진료를 보는 날 아이에게 필요한 검사를 모두 하고 2주 후 소화기영양 진료를 보는 패턴으로 진료 일정이 고정되었다. 다행히 소화기영양도 월요일에 진료가 있어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갈 수 있었다.


혈액종양에서 진행한 피검사 수치는 괜찮았다. 혈색소 수치는 1.3이나 올랐고, 저장철과 혈청철 수치도 호전되었다. 소화기영양 검사도 별일 없겠지 싶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계란 흰자, 밀가루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음식 알레르기는 빈혈만큼 충격적인 진단이었다. 아이는 계란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밀가루는 매일 먹었다. (아이는 소고기 동그랑땡을 하루 2번 먹었고, 동그랑땡을 만들 때는 밀가루가 들어간다.) 밀가루는 이유식으로 시작했었고, 밀가루를 먹이기 전 당연히 알레르기 반응을 살폈었기에 이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일단은 계란 흰자의 반응 수치가 더 높아 계란 흰자에 대해서만 식이제한을 하기로 했다.


대변 검사 결과도 좋지 않았다. 대변에서는 잠혈이 발견되었고, 염증수치도 높았다. 아이는 혈변을 본 일이 없었고 응급실 퇴원 후 진행한 대변 검사에서는 잠혈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교수는 잠혈이 간헐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면서 호산구성 위장관염을 의심했다. 난생처음 듣는 이 병명이 아이 빈혈의 원인일 수 있었다. 원인을 확인할 실마리는 찾았지만 병원에 갈수록 병이 늘어나고 있어 뒤숭숭한 마음이었다.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4일 후 정밀 혈액검사와 아이의 위·대장 내시경 일정이 잡혔다. 당시 아이의 나이는 4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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