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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an 10. 2018

소를 닮은 곤충, 소바구미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가진 소바구미

소를 닮은 곤충도 있을까?

생김새가 소를 닮은 곤충도 있을까요? 정답은 ‘Yes’ 입니다. 소를 닮은 이 녀석의 이름은 바로 소바구미에요. 어떤가요? 정말 소를 닮지 않았나요? 글쎄 잘 모르겠다구요? 그렇다면 앞모습을 한번 봐보세요. 이제 소를 조금 닮아 보이나요? 


소와 닮았다고 해서 녀석이 아주 큰 몸집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녀석은 몸길이가 3.7~6.2mm 가량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곤충이에요. 한 덩치 하는 소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지요. 그저 얼굴의 생김새가 소와 닮았다고 해서 소바구미라는 이름이 지어진 거예요. 이렇게 비슷한 동물의 생김새와 연관지어 곤충 이름을 짓는다면 생김새만 보고도 금방 이름을 알아차릴 수 있겠죠?


보는 각도에 따라 얼굴이 달라 보여요

먼저 소바구미는 옆모습만 보면 얼굴이 평평하게 생긴 그저 그런 바구미로 여길지도 몰라요. 하지만 정면 모습은 옆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것은 바로 녀석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소 얼굴을 닮은 모습이죠. 어쩜 그렇게 소와 닮았는지 보면 볼수록 신기할 따름이에요.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에요. 위에서 살펴보면 녀석의 또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어요. 툭 튀어 나온 두 눈이 마치 농게의 모습을 보는 것 같거든요. 정면에서 봤을 때에는 소뿔처럼 보였지만 위에서 보면 농게의 눈으로 변신을 하는 거죠. 이처럼 소바구미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변신의 귀재랍니다.     


바구미치고는 움직임이 둔해요

소바구미는 생김새가 소를 닮아서인지, 움직임이 둔한 편이에요. 보통 바구미과에 속한 녀석들은 주변의 작은 움직임에도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소바구미는 주변의 움직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여요. 특히 녀석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을 때에는 웬만한 움직임에는 끄덕도 하지 않고 끝까지 먹이를 먹는답니다.      


때죽나무 열매에 알을 낳아요

소바구미는 짝짓기 철이 되면 때죽나무를 찾아온답니다. 때죽나무 열매가 새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거든요. 소바구미 부부는 때죽나무 위에서 짝짓기를 하고, 짝짓기가 끝나면 열매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알을 낳아요.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먹이 걱정 없이 씨앗을 파먹으며 무럭무럭 성장해 가요. 새끼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미가 열매 속에 알을 낳아준 덕분이죠. 


혹시 때죽나무 열매를 까보면 그 안에서 열심히 먹이 활동 중인 소바구미 애벌레를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일부러 열매를 까지는 마세요. 보금자리를 뺏긴 소바구미 애벌레가 쉽게 죽어 버릴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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