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방귀를 뀌는 곤충?
곤충들 중에는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방어 전략을 사용하는 녀석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방어 전략을 가진 곤충은 아마 폭탄먼지벌레일거예요. 녀석은 위협을 느끼면 폭발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희뿌연 독가스를 꽁무니에서 내뿜는데 이는 어떤 곤충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현상이죠.
무기라기보다는 방어기술에 가까워요
폭탄먼지벌레의 방귀는 사실 무기라기보다는 방어기술에 가까워요. 왜냐하면 평상시에는 폭탄먼지벌레가 독가스를 내뿜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녀석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 천적을 향해 독가스를 분출해요. 그럼 폭탄먼지벌레는 어떻게 해서 작은 몸으로 이런 독한 가스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비밀은 폭탄 방귀를 만드는 몸 구조에 있어요. 녀석의 배 끝에는 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2개의 분비샘이 있어요. 한 곳에서는 하드로퀴논이라는 물질과 과산화수소가 각각 저장되어 있고, 다른 분비샘에는 이 물질들과 반응을 일으키는 카탈라아제와 페록시다아제라는 물질이 들어 있죠.
독가스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위력
평소에는 두 분비샘의 판막이 닫혀 있어서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위협을 느끼면 판막을 열어 여러 물질을 반응실로 내보내서 폭발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해요. 이 때 과산화수소는 물과 산소로 분해되고 하이드로퀴논은 산 피-퀴논(p-quinone)으로 산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100℃가 넘는 온도의 수증기와 퀴논 계열의 독가스 폭탄이 발사되는 거예요.
폭발은 순간 최대 속도가 초속 10m가 넘고, 1초에 735회까지 일어날 만큼 위력적이죠. 방귀를 맞은 천적들은 눈, 호흡기, 피부 등에 화상을 입어 두 번 다시는 녀석들을 잡아먹으려고 하지 않아요.
생태계의 청소부, 폭탄먼지벌레
폭탄먼지벌레는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는 곤충이에요. 특히 8~9월 사이에 가장 많은 수가 관찰이 되죠. 보통 우리 주변에서 해충으로 불리는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고, 또 죽은 곤충들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