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이 바로 무릉도원이었을까.
빌카밤바는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동네이다. 나는 이 산의 모습을 연꽃에 자주 비교하곤 한다. 내가 사는 산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심청이가 연꽃 속에 앉아 있듯 그렇게 나도 연꽃 속에 있는 듯하다.
주변 산의 능선은 완만하고 부드러워 편안한 느낌이다. 보름달이 밝은 날 밤 산 위에서 산 밑과 위를 보고 있노라면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세계 인가, 저 세계 인가’ 사이에서 현실감을 잃는다.
밝은 달빛은 밤하늘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하얀 구름들은 이 얼굴 저 얼굴을 하고 이 산 저 산 위에 게으르게 걸쳐 있고, 세상은 고요하고 너무 고요하여 시간이 멈춘 듯하고……. 이런 곳이 바로 무릉도원 이였을까…….
아, 하루를 보내며 참 많이 웃는 나를 자주 발견한다. 웃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아마도 좋은 기운을 땅으로부터 받아 나의 정신/육체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고 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소통을 하고 있어서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안락한 흙집이 있고, 쌀값은 싸고, 텃밭에 야채를 길러먹고, 차비가 없으면 많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서 ‘빛’이 발산된다고 한다. 그 빛은 아마도 내가 지금 느끼는 ‘자유’라는 빛의 파장일 것이다. 아, 가볍다. 아, 자연이여, 당신은 내 영혼을 얼마나 깊고 자유롭게 하는지 아시나요?
“그나, 한국까지 걸어 서 간 다면 얼마나 걸릴까”, 당치도 않는 생각, 요즘 내가 걷기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히 높아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