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춤을 추다 #1

사랑과 흔한 운명의 장난

by Maya
열여섯 살의 풋사랑이든, 사십 대의 중년 사랑이든, 육십 대의 노년 사랑이든,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보낸다.

나를 미치게 했던 그 사랑을 보낸다.

불꽃을 향해 퍼덕퍼덕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그토록 얻고자 했던 그 사랑, 보낸다.


사랑이라 말하며 허한 마음을 채우고자 했던 나의 욕망과 집착을 보았음이다.

사람에게서 찾는 행복과 고통은 한 가지임을 알았음이다.


놓았다.

놓고 나니 자유롭다.

그리고 그 사랑 다시 보니

아침 이슬방울을 담은 꽃잎이 보인다.

어찌 그 꽃잎을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있단 말인가.


Ecuador National Park, Podocarpus

흔한 운명의 장난

그와 그녀는 브런치를 먹는 동안 서로의 눈을 서로에게서 떼어 낼 수 없었다.

부정할 수 없는 에너지 파장, 그것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운명이라 확신했다.


그와 그녀는 지난 16일 그녀가 기획한 E의 사진 전시회 오프닝에서 처음 보았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눈을 바라봤을 때 그곳에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서로는 즉시 알아봤다.

하지만 급작스레 찾아온 그 특별한 느낌에 그녀의 마음은 당황하고 있었다.


서로를 단숨에 알아보고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그런 이를 만나고 싶다고 그녀는 말하곤 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그에겐 파트너가 있어”라고 말해 줬을 때 그녀의 마음은 예쁜 새 한 마리가 손 안에 내려앉았다 ‘푸더덕’ 하고 날아가 버린 듯 안타까웠다. “이건 정말 바람에 장난이야. 차라리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며 무엇인지 모를 것에 대한 야속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저항할 수 없는 '끌림'이라는 강력한 에너지에 그녀는 속수무책 빠져 들고 있었다.


바람을 타다

그를 처음 본 후 2주일 지났다.

"이건 스토리가 너무 뻔해.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 게 현명해."하며 스스로를 다독거려도 보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통제선 넘어서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마음의 움직임에 그녀는 아슬아슬해진다.

"차라리 도시에 나가 며칠을 지내보면 진정이 될까?"하고 퀸가(Cuenca)행 버스에 올랐다.


결국, 그녀는 그를 봐야겠다는 열망에 도시에서 어슬렁 거리겠다는 계획을 작파하고

마치 애정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퀸카(Cuenca)에서 로하(Loja), 로하(Loja)에서 빌카밤바(Vilcabamba)까지 6시간 거리를 숨 가쁘게 되돌아오고 말았다.


첫 ‘밤’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눈과 몸을 끌어당기고 당기며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지난밤 부드러운 그의 터치에 그녀의 몸은 봄 햇살에 눈이 녹 듯 그렇게 따뜻하게 녹아내렸다.

그 커다란 손이 그렇게 가볍고 온화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아침 하늘은 눈이 올 듯 비가 올 듯 젖어있다.

아침 커피를 들고 침실로 들어오는 그를 그녀는 다시 침대로 끌어들인다.

눈과 눈을 마주하고, 마냥 낄낄거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한 키스를 하고…….

서로의 몸은 다시 만져 지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작은 터치에도 전율하며 육체와 육체는 하나가 되고 육체와 영혼이 하나가 되는 소통을 이루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의 육체는 이런 은밀한 소통을 갈구했던가.…

“아,… 나는 이렇게 그와 바람을 타는 것인가.”, 그녀는 생각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꽃이 피는 자리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