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대중 앞에 세운다
요번주 토요일에 작은 음악 공연을 한다. 일 년에 한 차례씩 재즈를 좋아하는 친구 J와 함께하는 공연이다. 말이 거창하게 공연이지 친구들 앞에서 노래 몇 곡 하고 오래간만에 같이 하게 될 친구들과 신나게 춤을 추고 노는 것이다.
언제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 한국에서 살 때는 노래방의 여왕 소리를 들을 만큼 마이크를 잡으면 자신 있게 노래를 했다. 하지만 뉴욕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빌카밤바로 이사 오기까지 십여 년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내가 열다섯 살이었었나, 그때 나의 고향 동네에 처음으로 노래자랑이 있었다. 평소에 노래를 잘 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나름 자신도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두 번 생각 없이 무대에 섰다. 하지만 한 소절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가사를 잊어버렸고 박자까지 놓쳤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에 땀이 흐른다.
빌카밤바에서 살기 시작하며 내가 해 보고 싶었지만 해 볼 수 없었던 것들을 해 보기로 작정하고 시도했다.
기타를 배우며 노래를 하는 것은 그중 첫 번째였다. 한동안의 연습 끝에 처음 친구들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을 때 그 긴장과 떨림은 아직도 나를 아슬아슬하게 한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긴장과 떨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를 대중 앞에 세운다. 언젠가는 자유로워지겠지 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