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랐다
어제 일요일 호사스럽게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호사스러운 수영장에서 호사스러운 물놀이를 했더니 내 소박한 몸이 놀랬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 여기저기 특히 얼굴과 목 주변으로 작은 모래알 같은 수많은 두드러기들이 솟아올랐다. 촌스럽기는........ 물 알레르기인지 땀띠인지 구분은 할 수 없지만 알로에 한 줄기 잘라다 얼굴과 목에 문질러 주었더니 좀 시원하다.
흐린 아침이다.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 열이 오르는 몸에 물 마사지를 해준다. 지붕 위로 간간히 '툭, 툭' 빗방울이 떨어진다. 소리가 딱 맞게 좋다. 물속에서 숨을 쉬는 몸을 들여다본다. 아직까지 참 건강하다. 그래, 숨 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 때가 되면 그만 훌쩍 날아오르면 되는 거지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너 댓 명의 여인들과 하루를 같이 보내면서 들었던 생각들은 '안타깝다'였다. 내게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나름대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침에도 정작 엉뚱한 곳에서 그저 몸부림만 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예전에 그랬을 것처럼...... 그들의 그 몸부림이 안타까웠고 그들에게 나의 경험담을 말해주는 것 이외에 딱히 도울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욕조에서 그대로 걸어나와 마당을 거닐며 산을 돌아본다. 지금은 단연코 찐득이 들풀의 계절이다.
온 산이 자줏빛으로 물들었다. 아, 멋지다.
맨 살갗 위로 툭 떨어지는 작은 빗방울에 몸의 세포들은 순간 "깜짝이야."하니 빗방울은 "안녕, 놀랬어? 그래도 좋은 아침?" 하고 묻는다. 세포들은 꿈틀거리며 대답한다. "응, 아주 좋은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