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로는 길을 떠난 것일까?
지난 목요일 친구와 그녀의 딸 유키라가 새끼 고양이 한 녀석을 데리고 왔다. 저녁 산책을 하던 중 유키라가 새끼 길냥이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왔다는데 곧 미국으로 돌아가는 처지라 친구는 고양이를 다른 집으로 보내자 하였고 어린 유키라는 미국으로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던 것이다. 며칠의 실랑이 끝에 유키라는 엄마의 말을 듣기로 했지만 마야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도 고양이를 맡길 수 없다 했단다.
친구는 조심스럽게 내게 물어왔고 나는 꼬박 하룻밤을 생각 후 내가 고양이 4 마리를 키울 형편이 아니라고 말할 참이었다. 하지만 아침에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밤새도록 생각한 생각과는 달리 내 마음은 '거두자, 이것도 인연이니 받아들이자'로 움직였다. 그런 이야기로 이 작은 녀석은 산에 왔다. 그리고 녀석은 벌써 새 집에 적응을 했는지 혼자 장난도 하고 내 침대 위에 올라와 움직이는 내 발을 잡고 논다.
새끼와 다른 고양이들과의 불협화음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카이 이후 하나가 왔을 때도 그랬고, 그 후 씨엘로가 왔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평화가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게 아닌가 보다.
새끼가 온 목요일 저녁 씨엘로는 집에 돌아와 작은 고양이와 수상한 분위기에 놀라 급하게 방을 빠져나가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지 오늘이 나흘째이다. 그리고 카이와 하나는 주로 밖에서 서성인다. 하지만 카이와 하나는 곧 괞찮아 질 거라는 걸 나는 안다. 그들에겐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들은 그렇다. 떠날 땐 두말의 여지도 없이 그냥 '휙' 떠난다. 3 년 전 나와 같이 산으로 들어온 나의 두 고양 뿌요와 진저도 그랬고 그 전 킬랄라가 그랬다.
오늘 페북은 나와 씨엘로의 인연이 1년이 되는 날이라고 알려준다. 그런데 그것을 보는 순간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유는 무엇일까.
때가 돼서, 갈 때가 돼서 간 것이라 생각하면 그들의 '툭' 털고 일어나 그저 '휙' 가버리는 그것이 '쿨'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기 이곳에 남아있는 내 마음은 아프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만약 새끼 고양이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이란 생각은 부질없다. 그저 씨엘로가 돌아오길 바라고 인연이 다해 간 것이라면 어디서든 잘 살길 바랄 뿐이다. 우리는 삶의 길 위에서 만나 잠시 같이 걸으며 오랫동안 기억될 좋은 시간을 만들 뿐이다.
"아, 씨엘로야, 제발 돌아와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