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주물러 만들었다

모닥불을 피워 구울 것이다.

by Maya

아주 오래전 한국을 떠나 뉴욕에 도착했을 때이다.
... 새로운 커리어가 필요했다. 브로슈어를 만들고 작은 책자를 만들며 인쇄소를 뛰어다니는 일, 그래픽 디자인이 아닌, 어떤 다른 창의적인 일을 해야 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 중 만만하고 재밌어 보이는 것은 도자기와 사진이었다. 먼저 동네에 있는 도자기 공방에 찾아가 3개월 과정을 등록했다. 흙으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재밌고 좋았다. 하지만 그때 난 삼십을 막 넘겼고 혈기왕성 젊었다. 하루 종일 스튜디오에서 시간을 등에 업고 물레를 돌리는 것은 그 무게가 버거웠다. 반면 사진은 그저 카메라 하나 어깨에 메고 거리를 헤맬 수도 있고 그 장소가 제한적이지 않다. 그때의 혈기에 맞는 것은 사진이었다. 그 후 사진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전문대 사진과에 들어갔고 3년의 지지고 볶는 시간 끝에 졸업을 했다. 그때 배운 사진이 지금도 나의 먹고사는 구차함과 비애를 달래며 나를 근근이 연명하게 한다.


겹겹의 구름은 해의 '나옴'을 방해하며 장막을 쳐대는 일요일 아침이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한줄기 빛은 어떻게든 구멍을 뚫고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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