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엔딩 콩깍지

절대 벗겨지지 않을 콩깍지

by 윤신

분명 단단히 눈에 뭐가 씌었는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나약하고 허점 투성이인 생명이, 제 턱에 까까가 붙어있는 것도 모르고 새 까까를 갈망하는 저 쪼꼬맹이가 이토록 사랑스러울 리 없다. 저 혼자 1m는커녕 단 50cm도 움직이지 못하고 씻겨주지 않으면 목에서 때꼬롱내가 진동을 하는, 응가를 싸고도 울지를 않아 시시때때로 엉덩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야 하는 이 작은 생명을 이렇게도 애타게 사랑할 리가 없다.



태생적으로 아가는 동글동글 귀엽게 태어난다고 한다. 생존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한' 외모를 갖고 태어난다는 얘기다. 거기에 엄마의 것 부분, 아빠의 것 부분을 닮아 같이 지나온 시간이 없어도 은연히 같이 할 시간을 꿈꾸게 한다. 사람이 느끼기에 최상의 귀여움을 느낄 비율을 가진 채로 말이다.

그렇다면 찰떡이 너는 완벽히 성공했다.

너의 모든 몸, 눈빛, 손짓, 목소리, 울음마저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나와 그의 어딘가가 묘하게 섞여 동글동글, 데구루루 굴러갈 것 같은 동그마한 널 어찌해도 미워할 수가 없다.



어머, 어쩜 귀도 이렇게 잘 깎은 사과처럼 예뻐.

동그만 얼굴에 조그맣게 붙여놓은 것 같은 코 좀 봐.

저 까만 눈동자는 뭘 생각하고 있길래 저리 빛나지.

선분홍 야무진 입술 보게, 어쩜 저리 사랑스러워.



매일매일 신의 작품을 보듯 감탄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 콩깍지가 벗겨지긴 힘들 것이다. 벗겨지기는커녕 도로 두껍게 씌일지도 모르지. 괜한 미안함과 함께 말이다.

그러다 문득, 어쩌면 이 녀석, 일부러 턱에 까까를 저장하듯 붙여놓고 새 까까를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하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앙증맞은 다람쥐 같고 귀엽네.



이거 봐. 이거 봐.

이 콩깍지는 네버엔딩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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