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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Oct 07. 2024

어둠, 빛, 이름


 

이름을 부르면 환히 밝아 오르는 아침이 있다

있었으나 미처 모르던 빛

초록의 이끼처럼 틈 사이로 인사하고

지나가거나 떠오르다가

다시 불려질 때까지

가만히 몸을 뉘어 쉬는

어떤 이름이 있어


까만 밤 눈을 빛내는 작은 망막의 눈꺼풀이 닫히면

고요하게 죽어버릴 시간이건만

하나 둘 어두운 줄 모르는 어둠에 익숙해졌을 때

멈춰 있던 숨이 일어난다


다행이야,

빛이 어둠의 연인이라서

다행은 그 어떤 행보다 기뻐서


이름을, 환히 번지는 아침의 이름을 노래하듯 부르면

그제야



시야를 환하게 뚫고 비치는 저 빛이

주위를 감싸는 몸들을 휘감아 떠오른다

다시없을 희열과 주저가 섞이고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어둠의 노래는 빛으로 이어지리니  

불러라

당신의 빛나는 아침의 이름을

제 몫의 각각의 환한 이름들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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