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마켓에서 시집을 샀다
시를
좋아하시나 봐요
네 어쩌다가요
황인찬 시인을 좋아한다고 하니 그의 시집 한 권을 얹어주었다
여섯 권의 시집을 들고 돌아오는 길
어쩐지 말들이 나를 위로하며
괜찮다, 말해주었는데
왜일까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이 시인은 어렵고
저 시인은 난해하지만,
그가 보낸 문자를 읽으며
시집이 담긴 까만 비닐봉지가 달랑거렸다
이미 몇 번이고 씹혀진 말들이 또다시 차례를 기다리고
혀와 윗니사이
목구멍과 설도사이
여백은 조용히 소란스럽다
사실 나는, 말을 하려다 마는 작가의 말과
얼굴을 가린 제목들
새로운 꿈을 찾아보겠다던
그는
이제 공무원 행정법 책을 팔고 있고 있다
꿈과
시의 거리를
생각하며 시- 시- 시- 시-
구겨진 말들을 껌처럼 씹으며
팔린 꿈을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괜찮음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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