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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Mar 27. 2022

[책리뷰]-『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삶의 역경이 올때마다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에릭 와이너’의 철학 에세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독서토론 리뷰      


[북토크 리뷰]-『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삶의 역경이 올때마다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                    

✅책  : [소트라테스 익스프레스]                         

✅작가 :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출판사 : 어크로스      

✅북토크 일시 : 2022, 3, 26, 토     

✅북토크 장소 : 송파 모임처                         

✅준비물 : 마스크 착용 필수, 책, 필기도구, 능동적이고 즐거운 마음                         

✅참여자 : 책친구님 6인

—————————————————                         


[북토크 현장 써머리]    

2022년 3월 ‘함께읽기책’은 뉴욕타임즈 기자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에릭 와이너’의 철학 논픽션 에세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였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 NRP 해외 통신원이었던 ‘에릭와이너’가 14명의 철학자들의 사상과 지혜를 자신의 인생에 녹여내어, 다소 무거운 철학적 담론들을 좀 더 가벼운 논픽션으로 엮어낸 이 책을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별점과 함께 읽은 소감을 나눠봅시다. (1점부터 5점까지 별점을 주세요.)     


✅북토크 참여자들이 준 책의 평점과 이유, 그리고 독후 소감(5점 만점)     

✔4.0

앞에서 먼저 말씀한 분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해버릴 때가 많기 때문에 소감 나누기는 빨리 하는게 낫더라. ㅎㅎ...

3월 함께읽기 지정책 덕분에 철학책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예전에 20대 때 읽었던 ‘러셀의 행복론’ 이후로 철학책은 안읽었던것 같은데, 이렇게 철학책을 다시 읽게 되어 좋은 계기였다. 아무래도 철학이라는 것이 난해하고 어려운 면이 있어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고, 철학책의 특성상 읽는 동안에 머리가 다소 아프고 졸음을 불러오기도 하였다.

책모임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기간 내에 서둘러 읽어내야 해서 쫓기듯 읽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책 내용이 좋아서 더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내가 시간의 압박을 받으며 힘들게 읽어냈기 때문에 고생한 만큼 점수를 차감하여 4.0을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은 침대 머리맡에 놓아두고 좀 더 여유롭게 다시 읽어보고 싶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철학을 심도 있게 공부해 보고도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4.5

나만 힘들게 쫓기며 읽은줄 알았더니 다른 분도 그러하셨다 하시니 위안이 된다. 주문해서 받은 책을 곧바로 못읽고 일정에 쫓기며 읽었는데, 이렇게 좋은 책을 나는 왜 이다지도 정신없이 읽고 있는 걸까 싶기도 했다.

평소 철학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고, 머리가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저자가 어려운 철학을 심오하게 들어가는가 싶다가도 자신의 일상 이야기와 연결 지어서 쉽게 풀어나가며 완급조절을 해주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표현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다. 철학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어서 소장하며 가깝게 두고 여러 번 들춰보고 싶은 책이라 5점 만점을 주고 싶을 만큼 괜찮게 느껴졌으나, 너무 완벽한 점수보다는 약간의 여지를 남기기 위해 4.5점을 주었다.       


✔4.5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철학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가보다 하고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어렵고 심오한 내용의 책들도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책이고 영화고 쉬운 것만 찾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아마도 평소에 일도 그렇고 머리아픈게 많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철학책인데 무거운 주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좀 더 쉽게 잘 풀어놓은 것 같아서 읽기에 괜찮았다. 구절구절 하나하나가 좀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어서 여러모로 좋았다.          


✔3.5

이 책이 인생 자체를 ‘새벽, 정오, 황혼’이라는 세파트로 나누어서,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데 까지의 과정을 중간중간 세세하게 짚어주었는데, 방대한 삶의 과정을 약식으로 나누어 한번에 다 다루기보다는 각각을 따로 논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서양인들의 유머가 나와는 코드가 어긋나는게 있어서인지, 읽는 동안에 저자가 웃자고 한 농담에도 ‘이들은 이게 도대체 뭐가 웃기다는 건지...’ 도통 공감이 안가는 이질감도 느껴졌다.

그리고 철학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신변잡기적인 가벼운 내용들을 한참 하다가 한번씩 주옥같은 메시지들이 있어서 오히려 나는 몰입이 잘 안되었다.

나는 평소 철학서를 많이 읽는 편이라서 그런지 이 책은 철학책이라고 하기에는 깊이가 좀 얕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기차여행이라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기는 했다. 하지만 냉철하게 말한다면 기존에 나와 있는 여타의 철학서에 비해 큰 특징은 없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싶어서 노멀한 점수 3.5점을 주었다.          


✔1.5

나는 이 책이 너무 짜증났다.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 ‘에릭 와이너’의 정체성과 특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이 ‘에릭 와이너’에 대해 평가하기를 ‘빌 브라이슨’과 ‘알랭드 보통’을 섞어 놓은 듯한 작가라고 하던데, 내가 ‘빌 브라이슨’과 ‘알랭드 보통’의 책을 몇 권 소장하고 있어서 비교분석하여 생각해봤다.

‘빌 브라이슨’의 책은 좀 웃기긴 하다. ‘알랭드 보통’도 대중적이긴 하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진지함이 부족하며 말장난을 잘하는 작가들 같아서 비호감인데, 이 책의 저자 ‘에릭 와이너’가  ‘빌 브라이슨’과 ‘알랭드 보통’이 콜라보된 듯한 특징이 있는 저자라고 하니 살짝 짜증이 올라왔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서 그 두 사람보다 더 나은 것이 전혀 없어 보이는 ‘에릭 와이너’의 이 책에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을 만큼 진짜 별로인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이 철학책을 쓰기 위해 나름 공부는 열심히 한 것 같기는 했으며 그 노력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철학서를 읽었을 때, 저자가 그 철학자와 사상에 정말 깊게 들어가 심층적으로 논하는데 비해, 이 책은 그냥 ‘수박겉핥기’식으로 유머러스하게 건드리기만 하면서 진짜 중요한 핵심은 빗겨나는 듯한 것이, 마치 촛점이 안맞는 사진을 보듯이 불편했다.

사실 나는 얼마 전에 이 책을 다른 책모임에서 이미 다루었는데, 그때도 이 책이 너무 싫어서 책모임후 바로 팔아버렸다. 그런데 이번 북토크에 함께읽기책으로 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또다시 구입하기는 싫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이 너무 핫하고 인기가 많아서 도서관마다 이미 다 예약이 걸려 있어서 어쩔수 없이 또 구입햇으니, 내뜻과는 다르게 판매부수를 올리는데 일조했다.

더 가치있는 책도 베스트셀러 못되는데 내용의 깊이가 이다지도 얕은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오랜기간 롱런하고 있는걸 보니, 결론적으로 이 책은 출판사의 기획과 홍보가 제대로 성공하여 마켓팅의 승리로 베스트셀러가 된 행운의 책이구나 싶었다.

솔직히 나하고 안맞는 책이고 나는 이 책이 싫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책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짚어보아야 할 나의 숙제가 남은듯 하다.


✔3.8

나는 평소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이 혼란한 세상살이에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생각해 왔었다.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거나, 수용 또는 거절을 결정해야 할 때 나만의 가치관이 크게 작용하였는데, 나는 그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학문으로의 철학은 골치 아프고 어려운 분야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학교때 교양과목에서 강제로 할당되어 읽었던 철학서 이외에는 딱히 찾아 읽지는 못했다. 그랬던 나에게 이 책은 참 신선한 철학서였다. 저자가 철학을 일상으로 끌고 들어와 에세이 형식으로 쉽게 풀이해 주었기 때문에, 나처럼 철학이 어렵고 난해한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좋은책이라 느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평이한 접근성이 14인의 철학자의 철학적 깊이를 다소 반감시키며 어찌보면 ‘수박겉핡기’ 식으로 다룰 수 밖에 없는 ‘양날의 칼’과 같이 작용했다고 느꼈기에, 아쉽지만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었다.          


✅본토론 내용은 너무 방대해서 정리 불가함. (논제 요점만 정리함)            

✔아침에 침대 밖으로 나오기 힘든 순간의 심정과, 하루를 잘 살아가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침대에서 잘 나오기 위한 자신만의 좋은 방법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 속에서 ‘무지’로 말미암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던 사례들

✔걷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잊지 못할 걷기의 경험들, 기억에 남는 걷기 관련 일화들에 대해 이야기, 그리고 걷기 좋은 장소에 대한 소개

✔살아가면서 완벽하지 않은 결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관점을 바꾸어 봄으로써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어떤 것

✔현대사회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날로 심각해져 가기만 하는 ‘층간소음’의 문제

✔인간이 삶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부분, 그리고 인간의 유한한 삶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자신의 생각

✔지금껏 살아오면서 제대로 잘 싸워서 생산적인 결과를 얻었던 경험이나, 반대로 잘못 싸워서 폭망했거나 후회를 한 경우

✔현대사회에서 우리 세대가 지닌 부모봉양과 자녀양육이라는 크나큰 과제를 ‘친절’에서 더 폭넓은 ‘자비’의 단계로까지 나아가기 위해 어디까지가 가능한 선일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

✔삶에서 흔히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작은 것들의 위대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할 수 있는가

✔고통을 대하는 기본 자세와, 고통을 느끼는 순간에 그 고통을 상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

✔우리의 주권을 타인에게 이양해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만드는 것에 대하여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에 관하여

‘죽음(with 삶)’을 두려움 없이 아주 가까이 직면하기가 가능한가에 관하여          


✅핵심 메시지 또는 한 줄 총평        

✔느긋해지세요. 천천히 하세요.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여라.’라는 생각이 들 때가 그만 둘때다.

✔상상 속에서든 현실 속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삶이 힘들고 일이 잘 안될때도 있지만, 힘들어도 시도하고 손내밀면 가닥이 잡히는것 같다.

✔철학은 삶을 더욱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큰 희열은 가장 온전히 주의를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

✔집중, 몰입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은 인생을 실패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

✔삶의 역경이 올 때마다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고차원의 철학을 보통의 일상으로 끌고 온 책이다.          


✅오늘 책과 토론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 및 마무리 발언           

✔사실 이토록 두께도 어느 정도 있고 그 장르도 어려운 철학서가 40만부를 훌쩍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오랜기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는 것도 참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있으니 어찌 보면 마켓팅의 성공이 일조한 책이란 생각은 든다.

머리맡에 두고 틈날 때마다 다시 들춰 읽어보면서 천천히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책이라고 생각될 만큼 나에게는 이 책이 꽤 괜찮았다.

나는 가르치고 훈계하는 듯한 자기개발서류를 싫어하는데, 사실 철학서도 이론가들이 실제적인 삶보다는 탁상공론에만 치우치고 입만 살아서 인간을 가르치려고 드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나는 공허한 이론으로 무장하고 말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액션을 취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뭘 깊게 고민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인 나같이 가벼운 사람에게도 이런 철학서는 접근하기에 큰 부담이 없으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철학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얕은 내용이라 실망을 하였다고 열변을 토하며 성토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줄 친 내용이 너무 많았다.

중간중간 불필요하게 어설픈 에피소드들을 다 쳐내면 의미있게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부분들이 분명 있기는 있는 책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중심적인 핵심 내용만 뽑아서 모아놓아도 참 좋았을 터인데, 너무 쓸데없는 말을 가득 늘어놓느라 두께만 두껍고 읽기에 시간만 많이 걸리는 것이 다소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새겨볼 내용은 분명 남았다.     


전체적은 맥락은 나와는 참 안맞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건 참 좋은 내용이다 싶은 문장도 많았다. 저자가 워낙 책도 많이 읽었고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이라 기본적인 재료가 많다보니 그것들을 잘 조합하여 좋은 내용으로 꿰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가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주옥같이 좋은 문장도 많았다.     


사실 나이들면 기억력이 쇠퇴하여 평소에 보거나 들어도 다 까먹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인데 그 중에서 뇌리에 박히고 남는 게 한두 문장만 있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뭐라도 남는 메시지가 있는 좋은 책이었다.     


✔나는 사실 철학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철학책을 읽게 된 것은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기 나오는 14인의 철학자 중에서 쓸데없이 심각하게 살다간 ‘쇼펜하우어’가 특히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염세주의’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그가 안스럽고 안타깝고 그래서 나는 염세주의에 빠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몬 베유’가 인상 깊어서 ‘시몬 베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고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고 싶다는 의욕이 일어났다. 이 책은 나에게 삶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게끔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면서 좋은 영감을 준 책이 되었다. 인생을 살면서 크고 대단한 것보다는 ‘소확행’이 중요함을 깨달았기에 매일매일 일상에서 작은 것에 기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책이 몇년째 베스트셀러로써 판매부수가 40만부를 훌쩍 넘길 정도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우리 북토크에서도 다루어보고 싶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을 일상적인 용어와 생활 속의 에피소드로 풀어서인지, 우리의 삶 전반에 철학이 있음을 재발견하게 해준 책이어서 좋았다. 철학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저 어렵기만 하고 불필요한 이론일 뿐이라며 외면했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접근성이 괜찮은 철학책이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하여 마음이 업다운 하는 봄날에 다소 두께가 있는 이 책을 완독하고 3월 북토크에 참여해주신 책친구님들과 북토크 시간을 나눌수 있어서 즐거웠다. 특히 이번달 책모임에서는 개인 사업장인 중요한 업무공간을 독서토론 장소로 흔쾌히 제공해 주신 회원님께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책리뷰】

‘삶의 역경이 올때마다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처음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존재감을 발견한 것은 김영하 북클럽 선정도서 목록에서였다. 이후로 지역도서관 북클럽을 진행하고 계시는 작가님으로부터 이 책의 추천을 받게 되면서 해를 거듭하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지속적으로 핫한 책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래저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좀 자세하게 읽어보고 면밀히 분석해볼 기회를 갖고 싶어져서 우리 책모임의 3월 ‘함께읽기책’으로 추천하여 ‘3월 북토크’를 진행하게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위대한 업적과 명성에 빛나는,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철학자들 가운데  14인의 철학자를 엄선하여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기차여행을 하는 저자 ‘에릭와이너’의 집필컨셉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많은 철학자들 중 이 책에 등장하게 된 14인의 철학자와 그들의 철학세계를 깊이 있지만 결코 무겁지만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 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보통은 철학과 철학자의 이야기를 논하려면 뭔가 따분하기도 하고 머리가 아파오기도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기가 쉽기 때문인지, 철학서가 어떻게 이토록 장기간 베스트셀러가 되어 40만부를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계속하여 인쇄를 거듭하고 있는지에 대해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에릭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철학서이기는 하나 일반적인 철학책과는 매우 다른 형식을 갖고 있는 독특한 철학책이었다. 저자가 철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기차여행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설정하고, 생활 속에서 발생한 딸과의 일화를 등장시키는 등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가져오기도 하고 여행 중에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삶 속 곳곳에 철학이 흐르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어려워서 멀게만 느껴지는 이론적인 철학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시시때때로 생기는 모든 일들이 철학과 연관이 있음을 토대로 서술해 나간 이 책을 가벼운 에세이를 읽듯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생활 철학 논픽션 에세이’라는 별칭을 내 맘대로 붙여보기도 하였다. 삶 속에 철학이 있고, 생활의 모든 순간마다 철학적인 사유가 필요한데, 철학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질문’이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지혜’를 탐구하는 길인 것이다. 이렇듯 철학은 우리의 생활로부터 먼 곳에 있는 피상적이고 고리타분한 학문이 아닌, 인간의 삶 자체를 ‘철학하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생활 곳곳에 철학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저자는 14인의 철학자를 엄선하여 그들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 철학자들이 자신의 삶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근원성에 대하여 어떻게 탐구하였는지에 관하여 작가 스스로가 이해한 만큼의 선에서 잘 풀이해 주고 있어서, 독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철학세계를 전혀 무겁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①첫번째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나는 이불 아래 파묻힌 채 나를 때려눕히려고 마음먹은 적대적인 세상을 떠올린다.”

저자는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이자 후기 스토아파의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저서 <명상록>에서 ‘침대에서 나오기 힘들면...’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을 많이 썼다고 소개하면서(p33) 아침에 침대에서 나와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에 올라오는 오만가지 상념에 대해 철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②두번째 철학자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저자는 ‘우리는 명백한 것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런 간과가 실수라고 생각했다.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p57)라고 말하며, 삶을 가장 잘 살아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③세번째 철학자

루소’처럼 걷는 법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이며 ‘계몽주의 좌파’라 일컬어지는 ‘루소’를 소개하며, ‘루소의 철학은 다음 네 어절로 요약할 수 있다. 자연은 좋고 사회는 나쁘다. “루소는 인간의 자연적 선함”을 믿었다.’(p89)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현대사회의 혼란함 속에서 온갖 삼라만상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 인간들의 모습을 떠올릴수록 자연으로의 회귀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음을 상기시킨다.     


④네번째 철학자

‘소로’처럼 보는법

-“소로에게 간소한 삶, 고독, 자연주의는 더 큰 것, 바로 시력을 위한 것이었어요.”

저자는 미국의 사상가 겸 문학가인 ‘소로’가 월든 호숫가를 따라 걸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월든은 완벽한 호수가 아니지만, 아름답기 위해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심지어 실용적일 필요도 없다. 소로는 종종 자연의 결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것은 자연의 지혜였다.’(p138~139)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월든을 찾으라던 ‘소로’의 철학을 소개하였다.     



⑤다섯번째 철학자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소음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음악을 듣지 못한다.”

저자는 독일의 허무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우리 모두가 “가능한 최악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p151) 가르쳐 주었다면서, 특히 ‘쇼펜하우어’의 강렬한 음악 사랑 만큼이나 그에 상응하였던 ‘소음 혐오’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⑥여섯번째 철학자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자 ‘에피쿠로스학파’의 시조이며 ‘쾌락주의(아타락시아)자’인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쾌락을 즐기는 자세’에 대하여 강조하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⑦일곱번째 철학자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나는 집중하고 있었지만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다. 나는 발견하기도 전에 내가 무엇을 찾는지 알았다.”

저자는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노동운동가로서 ‘레지스탕스(저항) 운동’의 선봉에 섰었던 ‘시몬 베유’를 소개하면서 ‘억압당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실천’이 목표였던 그녀의 철학을 설명하였다.     


⑧여덟번째 철학자

‘간디’처럼 싸우는 법

-“모든 폭력은 상상력의 실패를 나타낸다. 비폭력은 창조성을 요구한다.”

저자는 인도의 민족해방운동 지도자이자 인도 건국의 아버지인 ‘간디’를 소개하면서, ‘제대로만 하면 싸움은 생산적이었다.’(p274)라며, ‘간디는 싸움을 필요악이 아닌 필요선으로 보았다. 우리가 잘 싸우기만 한다면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⑨아홉번째 철학자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친절은 어떻게 전염될 수 있는가?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한다.”

저자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이자 중국 고대 사상가의 대표격인 ‘공자’를 소개하며, ‘공자의 목표는 인성 개발, 즉 도덕적 역량을 습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효도만큼 중요한 역량은 없었다.’(p313)라는 ‘공자’가 특히 강조한 ‘효사상’에 대해 설명하였다.           


⑩열번째 철학자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순식간에 사라지는 삶의 작은 기쁨을 즐기려면 느슨하게 쥐어야 한다.”

저자는 일본의 여성작가이자 가인(歌人)인 ‘세이 쇼나곤’에 대해 소개하며, ‘어쩌면 삶에서 흔히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작은 것들의 위대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 어쩌면 구원은 보기보다 가까울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그저 손을 뻗어서 문을 닫는 것뿐이다.’(p352)라며 ‘쇼나곤’의 삶의 철학과 연관 지은 저자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⑪열한번째 철학자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우리는 확실성이 아닌 정반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로 선택할 수 있다.”

저자는 19세기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로서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을 지녔으며, 그의 유명한 저서 <짜라스트라우스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실존철학의 선구자’인 ‘니체’를 소개하며, ‘쇼펜하우어’처럼 우리가 “가능한 최악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결론 내릴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p384)라고 말합니다.

또한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철학자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고통스러워하는가는 우리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고통을 좋은 삶의 구성 요소로, 배움의 수단으로 여겼던 ‘니체’의 ‘비극의 역설’에 대해 설명하였다.     


⑫열두번째 철학자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의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의 터키 지역에서 활동했던 노예 출신의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이자,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라’는 권고를 하는 ‘후기 스토아학파’의 계승자였던 ‘에픽테토스’를 소개하며, ‘우리의 생각과 충동, 욕망, 혐오감, 즉 우리의 정신적.감정적 삶’ 등 가장 중요한 것을 우리가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⑬열세번째 철학자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저자는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실존주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이며, ‘여성해방운동’의 선봉에 서서 ‘행동하는 지성’이었던 ‘보부아르’를 소개하였다. 프랑스의 자랑스러운 지식인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그녀의 삶을 통해 깨닫게 해준 철학에 대해, 노년에 대한 두려움을 ‘점점 흐릿해지다 고요한 수용, 심지어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실존주의 철학’이라는 관점에서 저자가 해석한 부분들을 독자에게 안내한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보부아르’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여 나름대로 정리한 목록인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과거를 받아들일 것

친구를 사귈 것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호기심을 잃지 말 것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습관의 시인이 될 것

아무것도 하지 말 것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다음 세대에 자리를 넘겨줄 것     


⑭열네번째 철학자

‘몽테뉴’처럼 죽는 법

-“죽음의 해결책은 더 긴 삶이 아니다. 절망의 해결책이 희망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프랑스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사상가, 그리고 모랄리스트(인간성찰 도덕가)이자 문학가이기도 했으며, 저서 <수상록>에서 있는 그대로의 인간, 변천하는 대로의 인간을 논하며 자연에 대해 단순히 몸을 맡기는 이생의 지혜를 추구한 ‘몽테뉴’를 이 책의 마지막 철학자로 소개하며,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공포와 더불어 욕심 때문이다.’(p500)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이 인간의 중요한 감정이며 여러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p501)고 덧붙이며, 저자의 딸아이인 ‘미셸’에 대한 아버지로서 사랑의 마음을 담아 ‘몽테뉴’ 철학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간단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자신을 믿을 것.

*자신의 경험을 믿을 것.

*자신의 의심도 믿을 것.

*경험과 의심의 도움을 받아 인생을 헤쳐 나가고 죽음의 문턱을 향해 다가갈 것.

스스로 간질일 것.

*가능성의 가능성에 마음을 활짝 열 것.

*그리고 몽테뉴의 동포인 시몬 베유와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한다. 제발, 주의 좀 기울여.



저자가 이 책에서 자세히 풀어낸 14인의 철학자들은, 평소 철학이라는 분야와 철학자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할지라도 한 번쯤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법한 유명한 철학자가 많았으나, 솔직히 처음 접하게 된 인물도 있었다. 누구나 그 존재를 잘 알고 있을 만큼 명성이 드높은 철학자들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과 명언 한마디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 자세히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나같이 철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보편적인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대략적이고 얇은 지식들을 좀 더 구체화 시켜서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 ‘에릭 와이너’의 유머러스하고 센스 있는 필력 덕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재발견하거나 새롭게 알게 된 14인의 철학자들 만큼은 그 철학자의 철학논리와 그가 속한 학파, 그리고 그가 일생 전반에 걸쳐 구현한 철학적 사유와 철학의 중심화두와 논리 등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것이 이 두꺼운 책을 인내심을 갖고 완독한 사람들이 얻게 되는 가장 큰 소득일 듯하다.

그러나 그 수많은 철학자들 가운데  저자가 특별히 선정한 14인의 철학자들이 독자들의 마음에 모두 쏙 들어오며 호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으리라는 것은 이 책에 대한 나의 완독 경험에 비추어서도 충분히 짐작이 가는 부분이었다.      


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예를 들자면, 저자가 동양철학을 다룰 때에는 서양인들이 갖는 동양에 대한 신비로움이 살짝 보태어져서 본질보다 고평가하거나 또는 왜곡하여 해석한 부분도 느껴졌다. 저자 같은 서양인들의 눈으로 본 동양의 철학과 동양인들의 모습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드러나게 되는 억지스러운 해석과 오독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특히 열 번째 철학자로 등장한 ‘세나 쇼나곤’의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부분에서는 저자 ‘에릭 와이너’가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에 대해 개인적인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하게 할 만큼, 본래의 그것보다 훨씬 더 좋게 해석한 저자의 의도가 느껴져서 별로 유쾌하지 않은 기분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영원한 숙적 일본에 대해서는 도저히 평정심을 가질 수 없는 한국인의 한 사람인 나로서는 순간 역감정이 욱하고 올라오면서 ‘에릭 와이너씨! 일본인들이 뭘 그렇게까지 세밀하고 섬세한 민족인 듯이 그토록 대단하게 의미부여를 하여 좋게 해석하셨나요? 사실 알고 보면 그다지도 깊은 철학이 내재되어 있는 것도 아닐걸요~’ 하고 반박하며 입바른 소리를 가열차게 해대고 싶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저자 ‘에릭 와이너’가 이 책에서 꼽은 14인의 철학자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칫 어렵게만 느껴지고 난해하기만 할 수도 있는 철학을 우리 생활 속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할 만했다. 물론 ‘에릭 와이너’가 유명한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이긴 하나, 한 인간으로서는 평범한 아빠이자 사회인으로 기능하는 직업을 가진 일상 생활인인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철학과 철학자에 대해 나름대로 해석하여 쉽게 풀이해 주었다는 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되었다.      

평소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보통은 몰입을 잘하는 편이라 한번 책을 붙들고 앉아 집중해 읽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책 속에 빠져들어가 완독을 해낸다.

그런데 이 책은 한번 붙잡고 휘리릭 읽어낼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는 않았다. 철학서이기는 하나 저자가 철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에세이 형식으로 좀 더 쉽게 풀이해준 내용이 접근하기에 용이한 면은 분명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가벼운 에세이나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이 편안하게 읽혀질 만큼 쉽지는 않았다.


다행인 것은,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기사문을 써서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문장을 구사해야 했을 기자 출신의 저자답게, 이 책이 ‘출발-새벽-정오-황혼-도착’이라는 일목요연한 구성의 틀을 갖추고 있어서 읽기에 수월했다.

또한 14인의 철학자에 대해 저자가 쓴 에세이들이 단락별로 딱딱 끊어지는 맛이 있었던 덕분에 챕터별로 분류해 읽어나갈 수 있어서, 두께감 있는 책분량에 비해 완독을 해내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철학적인 사유란 무엇인가, 일상을 살면서 생활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철학의 잔재들을 어떻게 주워 모아서 나름대로 철학적 사유의 지혜로움 안으로 재배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유하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발할 수 있는 생각들을 제대로 실천하여 삶에 잘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에 나는 철학자들은 나같은 일반인들과는 근본적으로 결이 다른 매우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우리나라에도 존경할만한 철학자들이 많이 계신데, 그분들은 사유의 깊이가 일반인들과는 근원적으로 다른 분들이며 세상의 현상들을 보는 관점이 철학적 고찰에  근거하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한눈에 보이는 통찰을 갖춘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끔씩 철학과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거나 철학자들의 저서를 접하게 될 때면 어떻게 하면 저렇듯 일상을 섬세하게 사유하면서 정서적으로 품격이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싶었다. 경외의 마음과 신기한 시선으로 철학자들을 바라보며 복잡한 세상 속에서 허우적대느라 근본을 크게 보지 못하고 지엽적인 번민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못난 마음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그런데 어렵고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철학자들과 철학 이론을 일상 에피소드를 통해 쉬운 용어로 풀이해 주면서, 사춘기 딸아이와 아웅다웅하는 생활 속의 개인적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버무려 재미있게 집필한 ‘에릭 와이너’의 이토록 친근한 철학서였으니, 책을 읽은 후에는 철학자와 철학에 대해서 뭔가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고 거리감이 좁혀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 위대한 철학자들도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는 것을 힘들어하기도 하였고, 잘 늙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을 했었으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버겁게 여기기도 하여 실제로는 모순된 행동을 하기도 했었다는 스토리들을 통해 철학자들의 너무도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재미있었다.

결국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발견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삶을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다는 점에서 철학자들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것에 친근감마저 느껴졌다.      

어쨌든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에 늘 생각을 하는 존재이고, 삶 속에서 피할 수 없이 겪어내야 할 그 많은 번민과 고민 끝에 철학적인 사유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었기에, 어쩌면 우리 인생 자체가 철학이며,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가 철할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세상과 인간의 삶 속에서는 오늘도 이상하고 괴상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에 대해 의문과 의심을 늘 품고 살아가는게 인생이다. 사람마다 이 책에서 만난 14인의 철학자 중 호감과 비호감이 나뉘며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철학에 좀 더 쉽게 다가가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존재가치는 충분히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우리는 저자 ‘에릭 와이너’가 꼽은 14인의 철학자 이외에도 동서고금의 여러 철학자들의 메시지들을 잘 이해하여 복잡다단한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듯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들의 실마리를 찾는데 철학이라는 무기를 적절히 잘 사용할 수 있는 현명한 우리가 되어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3월 북토크 또한 변함없이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져 가기만 하는 오미크론의 현실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지만,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겨울도 어느새 물러가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3월의 마지막 주말에, 북토크에 참여하여 열띤 독서토론으로 즐겁고 보람찬 시간을 함께 해주신 6인의 책친구님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게다가 개인 사업장의 사무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책친구님들을 위해 기꺼이 문을 활짝 열어주신 회원님 덕분에, 시간제로 예약하여 책모임을 가져왔던 세미나실에 비해 퇴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좀 더 여유롭게 할 말을 충분히 다 나눌 수 있는 3월의 북토크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 마음이 넉넉하고 여러모로 멋진 회원님께 하늘만큼 큰 하트를 날리고 싶다.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신뢰를 보여주며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북토크팀 6인의 책친구님들과 함께 하기에 누릴 수 있는 책모임의 행복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의미로운 구절]                   

p7

지식은 안다. 지혜는 이해한다.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다.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다.     

p10

기술은 우리를 꾀어내어 철학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믿게 한다.          

p14

우리에겐 늘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가 다르다.     

p15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이 말했다.     

p19~20

①‘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나는 이불 아래 파묻힌 채 나를 때려눕히려고 마음먹은 적대적인 세상을 떠올린다.”     

p25

자기 삶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침을 싫어할 가능성이 크다.          

p26

프랑스의 실존주의자 알베르 카뮈는 자살이 “유일하게 참으로 진지한 철하적 문제”라고 말했다.     

p28

우리 모두 똑같은 관성의 법칙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 모두 외부의 힘이 작용하길 기다리며 가만히 멈춰 있는 물체다.     

p39~40

②‘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p43

우리 문화는 일반적으로 질문을 경험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p49

우주학자 칼 세이건은 “모든 질문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외침”이라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도 이 말에 동의했을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모든 질문은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외침이다. 소크라테스는 ‘어떻게’라는 질문에 관심이 있었다.     

p51

삶을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 한다. 자기 자신을 더 명확하게 들여다보려면 자신에게서 몇 발짝 물러나야 한다. 이렇게 가리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과 대화는 사실상 동의어였다.     

p57

우리는 명백한 것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간과가 실수라고 생각했다.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p59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잘못된 양육을 비롯한 모든 악행은 악의가 아닌 무지에서 나온다. 만약 우리의 실수가(아이에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특정 덕목에 대한 참된 이해는 도덕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p67

사람들은 잘못된 도수의 안경을 쓰고 돌아다닌다. 이런 실수는 당연히 보는 방식과 보는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왜곡된 현실을 유일한 현실로 착각한다. 심지어 자신이 안맞느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p69

마음의 대답에 도착하려면 인내심도 필요하지만 기꺼이 자신의 무지와 한자리에 앉으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시간과 용기가 필요하다.          

p71

자신의 언어로는 역부족임을 깨닫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것을 직감할 때 통찰의 순간이 찾아왔다.     

p72

사람들이 가끔 기차 안에서 경험하듯이, 앞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뒤쪽으로 달리고 있고, 그러다 갑자기 진짜 방향을 깨닫게 된 것이다.     

p75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p77

재판이 끝나고 운명이 결정된 소크라테스는 제자 몇 명과 한자리에 모인다.

.....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가 더 좋은 곳으로 갈지는 신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p79~80

③‘루소’처럼 걷는법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p83

우리는 혼자서, 자기 자신을 위해 걷는다. 자유는 걷기의 본질이다.      

p90

루소는 우리가 인간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많은 것이 사실은 사회적 관습이라고 믿는다.     

p91

걷는 데에는 인류 문명의 인위적 요소가 필요치 않다.... 산책자는 자유롭고,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는다. 순수한 자기 사랑이다.     

p92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p107~108

④‘소로’처럼 보는 법

“소로에게 간소한 삶, 고독, 자연주의는 더 큰 것, 바로 시력을 위한 것이었어요.”     

p112

의심은 필수다. 의심은 우리를 하나의 확신에서 또 다른 확신으로 옮겨가는 버스다.     

p128

소로는 말한다. “어떤 대상을 이해하는 것을 멈출 때에야 나는 비로소 그 대상을 보기 시작한다.”     

p133

관점을 바꾸면 어떻게 보느냐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느냐도 바뀐다. “제대로 된 관점에서 보면 모든 폭풍과 그 안에 든 모든 빗방울이 무지개다.”     

p134

세상을 거꾸로 뒤집으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     

p138

아름답기 위해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심지어 실용적일 필요도 없다. 소로는 종종 자연의 결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다.     

p143

보는 데는 시간 뿐만 아니라 거리도 필요하다고, 소로가 내게 말한다. “무엇이든 제대로 보려면 거리를 두어야 한다.”     

p145~146

⑤‘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소음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음악을 듣지 못한다.”     

p179

정보는 그저 통찰로 향하는 수단일 뿐이며 정보 그 자체에는 거의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과도한 양의 데이터(사실상 소음)는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이며, 통찰의 가능성을 없앤다.     

p185~186

⑥‘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     

p196

죽어가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고통에는 본질적으로 끝이 있다. 그 고통은 평생 지속되지 않는다. 고통이 가라앉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두려워할 것은 없다.     

p215~216

⑦‘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나는 집중하고 있었지만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다. 나는 발견하기도 전에 내가 무엇을 찾는지 알았다.”     

p222

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

......

우리의 삶은 가장 열중한 순간들의 총합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베유는 “가장 큰 희열은 가장 온전하게 주의를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p249

‘상실’은 짧지만 위협적인 단어다..... 우리는 상실로 고통받는다..... 상실은 크기가 다양하지만 크기가 작은 경우는 없다.     

p257~258

⑧‘간디’처럼 싸우는 법

“모든 폭력은 상상력의 실패를 나타낸다. 비폭력은 창조성을 요규한다.”     

p274

간디는 싸움을 필요악이 아닌 필요선으로 보았다. 우리가 잘 싸우기만 한다면 말이다.     

p303~304

⑨‘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친절은 어떻게 전염될 수 있는가?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한다.”     

p317

우리 모두가 인을, 인간다운 마음을 지니고 있을까, 아니면 인은 일부 특별한 존재, 공자가 말한 군자, 즉 ‘더 도덕적인 인간’에가만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 본성에 관한 질문은 철학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다.     

p325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친절은 힘든 것이다.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p327~328

⑩‘세나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순식간에 사라지는 삶의 작은 기쁨을 즐기려면 느슨하게 쥐어야 한다.”     

p341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그 불확실성이다.” 14세기 승려 요시다 겐코가 말했다.     

p359~360

⑪‘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우리는 확실성이 아닌 정반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로 선택할 수 있다.”     

p384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철학자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고통스러워하는가는 우리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p388

우리는 확실성이 아닌 정반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로 선택할 수 있다. 일단 그렇게 하면, 삶(외부인의 관점에서 전과 똑같은 삶)은 꽤나 다르게 느껴진다.

.....

영원회귀에서 모든 내일은 오늘이고 모든 오늘은 내일이다. 나는 이 똑같은 길을 끝없이 반복해서 걷게 될 것이다.     

p391~392

⑫‘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의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     

p407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의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생각과 충동, 욕망, 혐오감, 즉 우리의 정신적.감정적 삶이다.     

p408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타인에게 이양해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만든다.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p410

감정은 해변에 밀려드는 파도처럼 우리에게 밀려오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 드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보통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우리 생각과 행동의 책임이우리에게 있듯 우리 감정에 대한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 감정은 우리가 내리는 판단의 결과이며, 이 판단은 틀린 경우가 많다.     

p414~415

자발적 박탈은 자제력을 길러주며, 자제력을 키우면 여러 좋은 점이 있다.

......

자발적 박탈은 용기를 길러준다. 또한 그리 자발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의 박탈에 대비해 예방 주사를 놔준다. 지금은 따끔한 고통을 경험하지만 미래의 고통은 훨씬 줄어든다.     

p431~432

⑬‘보부아르’처럼 늙어간는 법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p452

제한된 미래와 얼어붙은 과거. 이게 바로 노인들이 맞이하는 상황이다. 많은 경우 이 상황은 노인들을 마비시킨다. 모든 계획이 이미 수행되었거나 폐기되었고, 삶은 스스로 제 문을 닫는다. 그 무엇도 자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노인들은 더 이상 그 무엇도 할 것이 없다.     

p458

많은 사람들이 반쯤 잠든 채로 인생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사회적 역할과 자신의 본질을 혼동한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타인에게 사로잡혀 있”으며 타인의 시선대로 스스로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유를 박탁당했으며 진정성이 없다.     

p460~475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정리-에릭 와이너)

과거를 받아들일 것

친구를 사귈 것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호기심을 잃지 말 것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습관의 시인이 될 것

아무것도 하지 말 것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다음 세대에 자리를 넘겨줄 것     

p477~478

⑭‘몽테뉴’처럼 죽는 법

“죽음의 해결책은 더 긴 삶이 아니다. 절망의 해결책이 희망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p482

죽음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가장 생각 없는 사람도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궁금해진다.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죽음은 두려워할 일인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지? 죽음은 진정한 철학을 가리는 테스트다. 인생에서 가장 중대하고 겁나는 사건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지 못한다면 철학이 다 무슨 소용인가? 몽테뉴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 모든 지혜와 이론의 핵심은 결굴 바로 이것이다.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p485

슬픔은 사람을 무너뜨릴 수 있다. 슬픔은 사람을 마비시킬 수 있다. 또한 슬픔은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p487

몽테뉴는 인간은 절대로 절대적 진실을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잠정적이고 임시적인 진실을 붙잡는 것이다. 진실의 조각들. 이 진실의 조각들은 고정불변하지 않고 유동적이다.     

p489

인간은 불편한 진실을 거부하는 데 능하며, 죽음보다 더 불현한 진실은 없다.     

p497

죽음의 해결책은 더 긴 삶이 아니다. 절망의 해결책이 희망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죽음과 절망 모두 같은 약을 필요로 한다. 수용이다. 보부아르처럼 몽테뉴도 결국 받아들였다. 마지못한 수용이 아니라 완전하고 관대한 수용이었다. 죽음에 대한 수용이기도 했지만 삶에 대한 수용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수용이기도 했다. 자신의 긍정적 성격에 대한 수용이자 자신의 결점에 대한 수용이었다.     

p500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공포와 더불어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p501

‘몽테뉴’ 철학의 핵심(정리-에릭와이너)

*자신을 믿을 것.

*자신의 경험을 믿을 것.

*자신의 의심도 믿을 것.

*경험과 의심의 도움을 받아 인생을 헤쳐 나가고 죽음의 문턱을 향해 다가갈 것.

스스로 간질일 것.

*가능성의 가능성에 마음을 활짝 열 것.

*그리고 몽테뉴의 동포인 시몬 베유와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한다. 제발, 주의 좀 기울여.


p504

익숙함은 경멸을 낳지 않는다. 마비를 낳는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고향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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