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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Dec 31. 2021

[영화 리뷰]-<더 컨덕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번 해 보는 도전의식이 세상을 바꾼다*

[영화 리뷰]-<더 컨덕터 The Conductor>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번 해 보는 도전의식이 세상을 바꾼다.*


*불가능한 것을 도전하면 가능성의 세계로 이끄는 문이 열린다. -조엘 브라운


▶영화소개

1927년 뉴욕, 최고의 지휘자가 꿈인 ‘윌리 월터스’(크리스탄 드 브루인)는 자신의 꿈을 폄하하고 만류하는 가족과 주변인들을 뒤로 한 채 음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수소문 끝에 피아노 수업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입양아이며 본명이 ‘안토니아 브리코’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심지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스승에게 파문 당하면서 커다란 벽에 부딪치게 되는데… (출처:네이버 영화소개)


▶영화기본정보

개봉- 2019.11.14.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네덜란드

러닝타임- 139분

배급- (주)라이크콘텐츠

감독- 마리아 피터스


[영화리뷰]-<더 컨덕터 The Conductor>

이 영화는 뉴욕 필하모닉의 창단 96년만의 첫 마에스트라가 된 여성지휘자 ‘안토니아 브리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엮어 나간 영화라고 한다. 그녀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여성으로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었던 인물인데, 그녀가 걸어온 음악과 인생 사연을 담은 작품이었다.

클래식에 깊은 조예가 있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 <더 컨덕터>의 주인공 '안토니아 브리코'가 신화적인 인물로 인식되어 있다고 한다. 실존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하니 리얼리티가 보태어져서 그런지, 좀 더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 시나리오 실화의 주인공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큰 획을 그은 대단한 인물로서, 클래식  역사상 최초로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한 최초의 여성 지휘자라고 한다.

‘최고의 거장’이라 인정할 수 있는 남성의 전유물로써 ‘마에스트로'라는 호칭이 이미 쓰여졌었지만, 이 편중된 호칭을 '마에스트라'라는 여성명사로 재창조해내는데 큰 기여를 한 매우 특별한 여성이라고 할 수 있으니 ‘안토니오  브리코’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충분히 느껴졌다.


지휘봉을 손에 쥐기 위해 그녀가 전 생애를 거쳐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며 낡은 구태를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과정을 영화 전반을 통해 실감할 수가 있었는데, 세상과 사람들의 비웃음과 비난 속에서도 결단코 주눅들거나 포기하지 않고 끗꿋이 자신의 꿈을 향해 씩씩하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주인공의 행보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뉴욕 필하모닉의 창단이래 9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후에 최초로 여성지휘자인 '마에스트라'로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 기록으로 남은 '안토니오 브리코'라는 존재를 나같은 클래식 무식자는 지금껏 전혀 알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이 영화를 통해 클래식 음악계의 보수성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었다.

꼭 음악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인물, 또는 여성이라고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여러 형태의 차별이라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세상의 편견과 낡은 관습에 맞서며 전쟁을 하듯 치열하게 노력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어 냈다는 점에 있어서 그 과정이 얼마나 험란했을지에 대해 큰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결말이 산뜻하지 못한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는데, 훌륭한 여성 지휘자로서 다양한 기록들을 세웠던 그녀조차도 끝끝내 수석지휘자는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정말 견고한 유리천장과 같은 현실적 한계를 재인식하게 만들었다. '세계 20대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음악감독은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 세계 50대 지휘자 중에 여성은 없다'는 엔딩자막에서 차별은 사라진 것이 아니며 여전히 견고하여 뚫기 어려운 벽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여성 최초'라는 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것 만으로도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이라는 것을 함축하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27년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러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룬 현대사회에서도 여러 분야에 있어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여전하다는 현실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도 세계적인 100인의 지휘자를 꼽았을때 여성지휘자는 단 한 명도 명단안에 없다고 하니 클래식업계가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하고 불평등한 현실상황이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이 1997년에서야 비로소 첫 여성단원의 입단을 허락했을만큼 클래식계의 성차별은 상상을 뛰어 넘는 보수성으로 똘똘 뭉쳐진 모순 많은 세계라고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현실인데, 그옛날 1920~30년대에 이런 용기를 가진 여성이 등장해 그토록 도전적인 활동을 해냈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했다.


영화에 가미된 로맨스적인 요소에서 순정적인 남자의 도움이 없이는 여성의 일적인 성취가 불가능 했다는 메시지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연상되기도 해서 순간 갸우뚱하는 심정으로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건 전개가 뭔가 개연성이 부족하게 뜬금없는 부분이 보이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너무 평면적이면서 내용전개가 엉성하고 부실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감이 붙고 영화의 중심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각종 악기들을 접하는 기회를 영화를 보는 내내 실컷 누릴 수 있었으므로 눈과 귀가 호강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영화였다.


한편 스토리가 어색하게 이어지면서 쌩뚱맞고 연결성이 부자연스러운 연출은 어딘가 좀 아쉬운 면도 있었으나, 세상의 편견 속에서 선례가 없는 1호라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최초의 여성 지휘자가 되기까지 용감하게 발걸음을 내딛고 씩씩하게 앞으로 걸어나간 '안토니아 브리코'의 꿈과 열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깨닫고 찬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될 수 있었다. 얼핏 이 영화를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만든 영화라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을지는 몰라도,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각종 차별의 현실 인식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였다.

극단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으로 모순적인 세상을 강하게 성토하여 다소 거부스러운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너무 과하지는 않게 잘 표현해낸 영화라서 남녀 성별에 무관하게 느끼고 깨닫는 점이 일맥상통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을 리얼리티가 살아있어서 그런지 그 감동이 더욱 크게 일어나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역사적 실존인물 '안토니아 브리코'에게 큰 존경과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고 싶다. 사방이 온통 가시밭길과도 같았던 그 시절을 살아내면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초인적인 노력으로 끝까지 정진하여 끝끝내 대단한 성취를 이루어낸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나도 살면서 힘든 일이 닥칠때 결코 포기하지 말고 은근과 끈기로 끝까지 노력하여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의지력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감명 깊게 남을 만한 의미로운 작품이었다.

현재에도 여전히 이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고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볼만한 참 괜찮은 영화였다.


▶인상적인 메시지

연습을 하루 안하면 내가 알고, 이틀 안하면 동료가, 3일 안하면 관객이 안다.

제 주변의 꽃이 좋아요.

세상은 당신 뜻대로 가게 두지 않을거야.

선생님이 도와주시든 안도와주시든 전 지휘자가 될 거예요.

우리가 추구한 건 음악이지 낡은 관습이 아닙니다.

여러분 중 그 누구도 열등하지 않아요.

이해를 못하시나 본데 전 포기 못해요. 그냥 포기하느니 죽도록 한 번 해볼래요.

나는 여성지휘자가 아니다.어쩌다 여성인 지휘자일 뿐이다.

슈바이처는 음악을 다음 생으로 미룰만큼 미쳤지만, 전 음악을 위해 이번 생을 바칠 만큼 미쳤어요.

여자는 밑으로 가야 한다. 그 덕분에 저는 위로 가는 법을 배웠죠.

한 명의 여자가 백 명의 남자들을 이끌어야 해.

지휘할 때는 폭군이 되어야 해.

나쁜 소식은 다들 네가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어. 반면 좋은 소식은 표가 매진되었다는 거야.

여러분은 그 누구도 열등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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