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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군 Oct 07. 2015

오늘은 그저 어제가 되고 내일도 그렇게 오늘이 되는

9와 숫자들 - 서울독수리


 인도로 배낭여행을 3달 반정도 했던 적이 있다. 여행 중에 우다이뿌르라는 도시로 떠나는 기차에서 멍하니 이 곡을 듣는데 석양이 지더라. 그러다 문득 전철에서 물건을 팔던 행상 아저씨가 "아.. 이제 못하겠다.. 그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내렸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도 언젠가 집에가던 길에 문득 주저 앉아서 엉엉 울고싶은 날이 있었는데 그날이 그 아저씨에도 그런 날이었던 걸까?


 우다이뿌르로 떠나기 전 그 뜨거운 인도의 태양 아래서 그늘 하나 없이 주차증을 팔고 있는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몸져 누워있고 동생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일한다는 13살의 그 아이는 쉬는날 하루도 없이 1년 365일 내내 14시간씩 땡볕에서 주차증을 판다고 했다.


 내 얕은 깜냥으론 감히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상상조차 할수도 없었다. 그 아이도 전철의 행상 아저씨처럼 모든게 지겨운 날이 올까? "어제는 없고 내일은 모른다"지만 오늘은 그저 어제가 되고 내일 역시 그저 오늘이 되는 것 뿐인 하루를 나는 감내할 수 있을까? 신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는 말이 이리도 얄궂게 느껴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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